골키퍼 이운재와 3명의 한국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7월 아시안컵 축구대회 때 음주파문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접했다. 난 어떤 판단도 내리고 싶지 않다. 그런 행동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들이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유독 아시아에서만 국가대표 선수들이 가라오케에서 접대부와 술을 마시면 국민적 모욕을 받고 대표 자격을 박탈당하고 사회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한국적 사고에 따르면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추방될 선수를 수십 명 거론할 수 있다.
존 테리(첼시)는 그라운드의 터프가이일 뿐 아니라 주정꾼이다. 그는 런던의 나이트클럽에서 깨진 병으로 경비원을 공격해 체포됐다. 그는 또 프랭크 램퍼드(첼시)와 뉴욕의 9·11테러가 난 다음 날 호텔 바에서 미국인들을 모욕하며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리오 퍼디낸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음주 난동과 마약 복용 혐의를 받거나 임신한 여자친구에게 사기를 쳐 헤드라인을 장식한 선수다.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했다. 조지 베스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였다. 그러나 그는 60세도 되기 전에 알코올의존증으로 사망했다. 그는 훈련보다 나이트클럽을 찾고 다양한 여성과 잠자리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런 그를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숭배했다.
베스트의 이런 전례도 폴 개스코인의 타락을 막지 못했다. 개스코인의 비행은 1996년 홍콩 나이트클럽에서 생생하게 사진으로 잡혔다. 그와 일부 잉글랜드대표팀 선수들이 입에 술을 퍼붓는 장면이 잡힌 것이다. 그들은 귀국 비행기에서 술을 마시고 기내 문을 부쉈다. 테리 베너블스 당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아주 사기가 충천했다”며 어떤 선수도 징계하지 않았다. 아쉽게도 개스코인은 이미 알코올의존증 환자였다. 그는 두 차례의 음주 사건을 일으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의 영웅인 조너선 우드게이트와 리 보워는 리즈에서 술을 마신 뒤 파키스탄 소년을 사정없이 구타해 법정에 섰다. 아스널 출신으로 첼시 감독을 했던 그레이엄 릭스는 15세 미성년 소녀와 성관계를 가져 철창신세를 졌다. 소속팀과 협회는 이들을 방관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1998 월드컵 때 프랑스 파리에서 여자친구를 폭행했고 공용주차장에서 성관계를 하다 걸린 것으로 유명한 스탠 콜리모어는 그 유명한 BBC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소속팀 관계자들도 감히 이런 비행들을 탓하지 못한다. 몇 년 전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프레디 셰퍼드 회장과 더글러스 홀 부회장은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성매매를 하기 위해 스페인을 찾았다. 그들은 뉴캐슬의 ‘촌닭’보다 코스타브라바 해안의 멋진 여성들과 성관계를 하러 왔다고 떠벌렸다. 보스들도 이럴진대 누가 자기 어머니보다도 나이 많은 성매매 여성에게 돈을 지불한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욕할 수 있겠는가.
잉글랜드 리그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아니다. 브라질의 스타 호마리우(바스코 다 가마)는 1000골과 1000번의 디스코클럽 탐방을 자랑한다. 그는 경기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내기 위해서는 파티가 필요하다고 한다. 호나우지뉴(바르셀로나)와 호비뉴(레알 마드리드)도 지난달 호마리우를 따라갔다. 그들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파티를 하다 너무 늦게 소속팀에 복귀해 경기를 뛰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비뉴에게 징계를 내렸지만 매 경기 최고의 기량을 보여 용서했다. 나라마다 문화는 다르다.
아마도 이운재는 영국이나 브라질에서 태어나길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랍 휴스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