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1749년 제작된 지도. 현재의 국경선(점선) 밖에 있는 간도가 조선 영토로 표기돼 있다. 사진 제공 국토지리정보원
1725년 영국에서 제작된 한 ‘아시아지도’는 동해를 ‘동해 또는 한국해(The Easter or Corea Sea)’로 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토지리연구원 고지도 분석
동해 18세기 ‘한국해’ 많아… ‘일본해’ 19세기 이후 급증
지금은 중국 영토인 간도 지방이 1910년까지만 해도 외국에서 만든 지도에는 조선 땅으로 표기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해는 16세기 지도에는 ‘중국해’ ‘동해’ 등으로 등장하다 17세기 후반부터는 ‘한국해’로 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건설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연구원이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에 의뢰해 외국 고(古)지도 400점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연구팀이 16∼19세기에 제작된 고지도에 나타난 우리나라의 경계와 지명을 조사한 결과 간도의 경계를 표기한 108점이 모두 이 지역을 조선 영토로 분류했다.
간도는 백두산 북쪽의 만주 일대로 조선 후기 유민(流民)들이 들어가 개척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명지대 이돈수 교수는 “국권이 상실된 이후인 1909년 청나라와 일본이 ‘간도협약’을 맺었는데, 그 이후 제작된 지도부터 간도가 중국 땅으로 표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동해는 16세기 영국 등의 지도에는 ‘중국해’ ‘동양’ ‘동해’ 등으로 명시하다 17세기 후반부터 ‘한국해’로 쓰이기 시작했으며 18세기(1700∼1790년)에는 한국해 표기가 주류를 이뤘다.
일본해라는 명칭은 1790∼1830년에 제작된 지도에서부터 등장했으며 그 이후로는 일본해 표기가 급증했다.
독도와 울릉도는 1753년 프랑스인 당빌이 만든 조선전도에 천산도(독도)와 판링도(울릉도)로 표기된 이후 ‘가상의 섬’(아르고노트)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지만 19세기 초까지는 일본식 명칭인 다케시마(竹島)가 사용된 적이 없었다.
한편 우리나라는 16세기 중반부터 외국 고지도에 등장해 17세기까지는 섬나라로 그려졌다. 이후 당빌이 우리나라를 비교적 정확히 표현한 지도를 만들었으며 19세기 들어 동해나 울릉도, 거문도 등 특정 지역을 소개한 지도도 제작됐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