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우유팩으로 만든 광개토대왕비 멋지네.”
17일 대구 북구 국우동 학남초등학교 운동장에 첨성대와 정약용이 개발한 거중기, 숭례문, 광개토대왕비, 선죽교, 천하대장군 등의 모형이 세워졌다.
이들 모형은 급식용으로 먹은 우유팩 2만 개를 활용해 전교생 2000여 명이 학부모, 선생님과 함께 만든 것.
높이 3m가량의 광개토대왕비 모형을 만드는 데 참여한 4학년 박현지(11) 양은 20일 “사진으로만 봤던 비석을 우유팩으로 직접 만들어 보니 광개토대왕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농협과 우유회사 직원들도 나와 목장에서 만든 우유가 어떤 과정을 거쳐 교실에 오게 되는지를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4학년 이종원(11) 군은 “우유팩으로 문화재를 만든 것은 전국에서도 처음일 것”이라며 “세상에 버릴 것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우유팩 학습’은 심후섭(54·아동문학가) 교장의 아이디어. 그는 경북 상주시의 의로운 소를 소재로 2000년 펴낸 동화 ‘할머니 산소를 찾아간 의로운 소 누렁이’의 저자다.
심 교장은 “날마다 쌓이는 1500개 정도의 우유팩을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문화재 공부와 경제 교육을 하는 데 활용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