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멜피시 영국 런던대 교수가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뇌발달률이 높은 유아 시기의 교육 투자는 생애 그 어떤 시기보다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유아기 때의 적절한 교육은 아이들의 인지력과 사회성 발달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생애 그 어떤 시기보다 효과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23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환태평양유아교육학회(PECERA) 국제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에드워드 멜피시(57) 영국 런던대 심리학과 교수는 21일 가진 인터뷰 내내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리학자이자 인적자원 개발 전문가로 유명한 그는 이번 세미나에서 영국에서 1997년부터 만 3세 아동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유아기 교육이 초등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조사한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유아교육을 받은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독해나 수리능력 등에서 성취도가 높고 사회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 좋은 유아교육을 받으면 학력 수준이 떨어지는 초등학교에 진학해도 그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이 연구 결과의 영향으로 2004년 기존에 만 4세 유아부터 실시하던 주당 12.5시간의 무상교육을 만 3세 유아에게까지 확대했고, 2008년에는 교육시간을 주당 15시간으로 늘릴 예정이다.
“연소득 1만7500∼3만5000파운드(약 3325만∼6650만 원)인 가정에서 성장한 자녀의 독해능력은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는 가정의 자녀보다 평균 2개월 정도 빠릅니다. 이는 1년 동안 연간 2500파운드(약 475만 원)를 들여 유아교육기관에서 하루 2∼3시간씩 교육받아야 따라잡을 수 있는 차이입니다.”
하지만 그는 유아교육 지원이 부모들에게 현금 형태의 교육비나 교육수당을 지급하는 형태가 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부모가 유아교육으로 사용할 것인지 불확실한 현금 지원이나 교육수당 지급보다는 정부가 연간 2500파운드가량을 부담해 부분적으로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또 유아기의 가정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아기 때 적절한 교육을 하면 나중에 더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교육하는 것보다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자녀일수록 취학 뒤 학업성취도나 인성발달 등에서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호기심을 배움으로 발전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좋은 부모와 교사는 무조건 지식을 주입하기보다는 아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자극해 학습 의욕을 갖도록 북돋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는 한국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된 저출산 현상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한국 정부가 저출산 대책으로 보육 서비스 확대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벌이 부모에게 충분한 보육시설을 제공하되 반드시 질 좋은 유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결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