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들의 내년 봄 패션 예감은 어떤 색일까?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열린 제35회 2008 S/S SFAA(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 컬렉션. 장광효, 루비나, 박항치, 진태옥 등 현재 국내 패션계를 이끌어가는 스타 디자이너 16명의 패션쇼인 만큼 행사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진통도 있었다. SFAA는 2004년부터 서울컬렉션과 함께 통합 패션쇼를 펼쳐 왔지만 올해는 서울시와 마찰을 빚어 따로 패션쇼를 펼친 것.
뚜껑을 열어본 결과 내년 봄 여름 패션 경향은 올해와 비교했을 때 그다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화이트’ 등 무채색 위주의 미니멀리즘과 광택 소재를 이용한 퓨처리즘 등 올해 유행 코드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무채색에 핫핑크를 이용해 어둡고 밝은 이미지를 동시에 사용한 디자이너 최연옥 씨의 드레스나 ‘패치워크(조각 천을 이어 붙여 만든 소재)’를 이용한 디자이너 박재원 씨의 원피스 등은 올해 유행에서 조금 변화를 준 디자인이었다.
아프리카를 주제로 한 디자인도 많았다. 디자이너 루비나(SFAA 회장) 씨는 ‘야생’을 주제로 한 패션쇼를 펼쳤고 박윤수 씨는 아프리카 여행 중 얻은 영감을 시원시원한 ‘빅 프린트’ 의상에 담았다. 무대의 경우 전반적으로 1980년대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이미지가 주를 이루어 마돈나, 신디 로퍼, 퀸 등의 음악이 울려 퍼졌다. 특히 ‘창공’을 주제로 한 디자이너 김규식 씨의 패션쇼에는 남성 모델들이 낙하산을 편 채로 워킹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