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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인당수에 빠진 춘향… 매력적인 변학도?

입력 | 2007-11-23 03:04:00


눈길 끄는 창작뮤지컬 3편

규모는 작지만 눈여겨볼 만한 따뜻한 창작 뮤지컬 3종 세트.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에 가면 ‘입맛’대로 뮤지컬을 골라 볼 수 있다. ‘샤인’(세모극장), ‘인당수 사랑가’(동그라미극장), ‘미스터마우스’(네모극장) 등 창작 뮤지컬 3편이 모두 이곳에서 공연 중이다.

이 중 유일한 초연작인 ‘샤인’은 KBS 인간극장 ‘성탄이의 열두 번째 크리스마스’를 바탕으로 만들어 관심을 모았던 작품. 전과 20범으로 거리에서 엿장수 춤을 추며 술집 광고를 하는 아버지(56)와 정신지체 2급 장애인인 어머니(37)를 둔 소년 성탄이(12)의 애틋한 사연을 다뤘다. 연출은 ‘쓰릴미’, ‘김종욱찾기’ 등의 성공으로 바빠진 연출가 김달중이 맡았다. 초연인 만큼 극 흐름이나 속도 조절에서 더 다듬어져야 할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지만 일단 몰입하고 나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건달 보스, 의사, 혜연의 부모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멀티맨’을 맡은 최재웅은 공연 내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3만∼3만5000원. 12월 30일까지. 02-763-1355

‘인당수 사랑가’는 2002년 초연된 후 꾸준히 무대에 올려진 작품. 제목의 ‘인당수’와 ‘사랑가’에서 알 수 있듯 고전인 심청전과 춘향전을 섞어 새로운 이야기로 비틀었다. 원작과 달리 변학도가 매력적인 중년 남성으로, 방자는 춘향과 몽룡의 절친한 벗으로 나오는 등 새로운 인물 해석을 시도했다.

맛깔스러운 도창의 판소리와 속담들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며 2분여간 이어지는 방자의 랩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은 어김없이 관객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오는 대목.

영화 ‘꽃잎’, ‘황진이’ 등에서 현대적인 전통가락의 가능성을 보여 준 음악 감독 원일 씨의 역량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외국인 관객을 위한 영어자막도 있다. 2만5000∼3만 원. 12월 31일까지. 02-762-9190

지난해 초연됐던 ‘미스터 마우스’는 IQ 68에 정신연령이 일곱 살인 32세 남자 서인후가 한 의학프로젝트로 천재가 된 후 겪는 갈등과 그 과정에서 인생의 행복과 사랑을 배워 가는 과정을 그렸다. 미국 소설가 대니얼 키스의 소설이 원작. 2006년 KBS TV드라마 ‘안녕하세요 하느님’으로 방영돼 친숙한 작품이기도 하다. 3만5000원. 12월 31일까지. 02-747-2070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