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상금왕등 휩쓸어
화려했던 지난날은 기억 속에 묻어두고 벌써 새 출발을 준비하는 것일까.
신지애(19·하이마트)는 26일 서울 강남의 한 미장원에서 머리를 자르고 1년여 만에 파마도 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가 저절로 배어나왔다.
신지애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18개 대회에 출전해 9승을 거뒀다. 50%의 경이적인 승률. 다승왕에 상금왕, 최저타수상(70.02타), KLPGA 대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11월 장만한 경기 용인시 아파트 거실에 있는 장식장 두 개는 이미 트로피로 꽉 찼다.
“조만간 가구점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도 모아야 할 테니, 호호.”
신지애는 올해 역전 우승이 6번이나 될 만큼 매서운 뒷심을 과시했다. 최종 라운드의 평균 타수는 68.39타였으며 오버파 스코어를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07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우승자 대회챔피언
3월빈하이 레이디스오픈나다예4월스타투어 1차대회안선주크라운CC오픈신지애5월휘닉스파크클래식지은희스타투어 2차대회지은희한국여자오픈안선주
6월서경오픈신지애비씨카드클래식신지애스타투어 3차대회신지애7월코리아골프 아트빌리지오픈안선주9월스타투어 4차대회신지애SK에너지 인비테이셔널신지애KLPGA선수권대회최나연10월삼성금융레이디스 챔피언십신지애하이트컵 챔피언십최혜정인터불고 마스터즈신지애11월스타투어 5차대회조영란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임지나ADT캡스 챔피언십신지애
최고의 성적을 거둔 비결에 대해 신지애는 “시즌 초반 두 가지 징크스를 깼다. 그 덕분에 홀가분해졌다”고 말했다. 시즌 세 번째 대회였던 크라운CC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아마추어 때부터 제주에만 가면 부진했던 굴레에서 벗어났고 2년차 때 슬럼프에 빠진다는 속설도 깨뜨려 자신감이 커졌다는 것.
올 시즌 신지애는 드라이버 OB가 한 개도 없었으며 아이언 샷으로만 두 번 기록했을 만큼 줄곧 정교한 샷 감각을 지켰다.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를 1시간 동안 500개까지 칠 만큼 집요했던 훈련 방식은 장기 레이스에서 늘 상승세를 지키게 해 준 원동력이었다.
연말과 연초에도 해외 대회 스케줄이 줄줄이 잡혀 있는 그는 내년에도 계속 국내에 잔류할 계획. “비시즌 동안 체력 보완과 회복 요령 등을 익히는 데 신경 쓸 생각이에요. 뛰어난 후배가 많으니까 노력하지 않으면 처질 수도 있어요. 갈 길은 멀답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