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워낙 떨어져 일시적으로 오른 것인가, 아니면 바닥을 친 뒤 상승세로 복귀한 것인가.
26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2번째의 큰 폭으로 올랐지만 국내 증시를 보는 시각은 조심스러웠다. 최근 몇 주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라는 악재의 위력을 경험한 탓에 단기적으로 2,000 선 안착을 얘기하기는 이르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발(發) 신용경색이나 중국의 긴축 가능성, 국제 유가 급등 등 대외 악재들의 개선 조짐이 없는 것도 신중론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떨어진 주식들 다시 올라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기계(8.33%) 보험(8.15%) 운수창고(6.95%) 운수장비(6.80%)가 급등하는 등 모든 업종이 올랐다.
특히 펀드매니저의 선행매매와 관련된 악성 루머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 투자종목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이 각각 10.12%와 11.89% 급등했으며 대한전선과 동양제철화학, ㈜LG, 두산이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많이 떨어졌던 종목들이 다시 많이 오른 셈이다.
이러한 시장 주도 종목들의 움직임이 바로 기술적인 반등의 증거라고 증시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3일 미래에셋과 관련된 루머의 영향으로 과도하게 빠졌던 주가가 반등한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변동성이 큰 횡보 장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700∼1,900 선 전후에서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신증권 성진경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1,900 선을 중심으로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주가하락을 이끌었던 대외 변수들의 개선 조짐이 아직 없기 때문에 오늘은 다분히 기술적인 반등”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상황 관망 필요
국내 증시는 지난주에 저점을 찍었으며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과 중국 증시가 최근 조정을 받은 폭은 각각 9%와 24%대에 이른다. 이처럼 큰 폭의 조정은 글로벌 악재들이 이미 두 나라의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미라는 것.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증시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국내 증시도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와 같은 급격한 상승 추세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장기 상승 추세의 복귀를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에게 당분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거나 현금 비중을 높이라고 충고했다.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 지금은 주식을 사기보다는 관망할 때”라고 했고 성진경 팀장은 “기술적 반등을 맞아 현금 보유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으며 목표수익률을 낮춰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