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군이 운영하는 공립학원인 옥천인재숙에 대해 도교육청이 재학생의 기숙을 제한하려 하자 순창군이 자치단체의 교육지원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맞서는 등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제시와 완주군도 자녀 교육을 위해 도시로 떠나는 주민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기숙학원 설립이 필요하다며 추진 의사를 밝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도교육청이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립학원에 재학생이 먹고 자는 기숙형 교습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안을 전북도의회에 제출하자 순창군과 김제시, 완주군 등 일부 시군이 기숙학원 운영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내년 자치단체의 교육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1일 전북도의회에 중고교 재학생들이 학원에서 먹고 자는 기숙형 수업을 못 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상정해 12월 4일 상임위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순창군은 “도교육청이 사실상 기숙학원 운영을 못 하도록 규정한 개정안을 밀어붙인다면 해마다 관할 교육청에 지원해온 25억 원의 교육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순창군은 지역 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 자녀 교육 때문이라고 판단해 2003년 공립학원인 옥천인재숙을 설립하고 매년 11억 원을 들여 200여 명의 우수 학생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무료 과외를 시키고 있다.
공립학원 운영에 찬성하는 순창 지역 주민들은 “옥천인재숙 덕택에 학생들의 학력이 올라가고 교육 때문에 대도시로 떠나는 주민 수가 줄었다”며 옥천인재숙에서 학생들이 기숙형 수업을 받도록 예외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북교장단협의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학부모회 등 반대 단체들은 “공립학원의 혜택이 소수 학생에게만 돌아가고 정상적인 공교육을 위축시킨다”며 ‘불법적인 입시교육’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9월 개정된 학원운영법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2007년 3월)이 재학생의 기숙사형 교습을 제한하고 있어 다른 학생과의 형평성과 공교육을 지키기 위해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기숙학원일지라도 제한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특히 순창군의 옥천인재숙에 대해서는 “현재 한 건물로 된 학습동과 기숙동 건물을 300m 이상 떼어 운영하면 관련법의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며 “옥천인재숙만을 예외로 인정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도의회는 12월 4일 상임위원회 심의에 이어 같은 달 14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관련 조례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어서 자치단체 기숙학원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전주장학숙 내년 서울에 건립▼
전주 출신으로 서울 지역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을 위한 전주장학숙이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건립된다.
전주시는 내년에 구기동 139-9 재정경제부 소유 5600여 m²에 6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전주장학숙을 지을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시는 최근 재경부와 용지매입을 위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했다.
시는 내년에 장학숙을 신축해 2009년부터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전주출신 대학생 100여 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서울 지역 대학에 다니는 전북 출신 대학생들을 위한 전북장학숙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