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金産)분리 문제는 지금처럼 꽉 막힌 방식으론 어렵다. 그렇다고 완벽하게 분리장벽을 허물 만큼 국내 금융시장이 성숙한 것 같지도 않다.”
유지창(사진) 은행연합 회장은 2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산분리는 선거 쟁점이라 조심스럽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민영화 등 은행들의 고민을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는 충분히 고민할 문제”라며 “현재 은행의 소유 제한은 과거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었기 때문에 풀려야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현행법상 은행의 동일인 소유한도가 4%가 된 것은 “거창한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라 전형적 탁상행정의 결과”라는 것.
그가 재무부 사무관으로 일하던 1982년 은행법 개정 때 정부가 제시한 10%와 당시 야당이 주장한 5%의 중간수치(7.5%)를 반올림한 8%로 정했다가 1994년 다시 절반인 4%로 낮췄다는 후일담이다.
유 회장은 또 “은행들은 무리한 금고유치 경쟁, 쏠림 대출을 통한 외형 확대 등으로 비판받고 있다”며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경쟁력을 지닌 조직으로 은행이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