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본토 창조적인 맛
혀뿐 아니라 눈까지 즐겁다
소라 모양의 콘킬리에, 납작하고 길쭉한 링구이니, 빈대떡같이 넙적한 라자냐, 국수 모양의 스파게티, 파이프처럼 생긴 부카테니….
이탈리아 음식 파스타는 국수 모양만 수십 가지다. 여기에 볼로녜세(미트) 포모도로(토마토) 알프레도(생크림과 버터) 카르보나라(생크림과 베이컨) 페스토(바질) 봉골레(조개) 등 소스와 재료까지 포함하면 더욱 다채로워진다. 파스타를 좋아하는 이들은 듣기만 해도 입맛을 다시는 이름들이다.
10여 년 전 스파게티가 수많은 파스타 중 하나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그리고 토마토소스 외에 크림소스 화이트와인소스 등도 있다는 걸 알았을 때의 놀라움이란…. 요즘은 서울의 거리마다 파스타 전문점이 있을 정도로 익숙한 음식이 되었다.
경기 의왕시 백운호수 가에서 멋진 전망과 맛으로 유명했던 이탈리아 음식점 ‘올라’가 올해 6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3호점을 냈다. 사장 우상우 씨는 “1999년 의왕시에 올라 1호점을 냈을 때만 해도 전국 특급 호텔의 이탈리아 식당을 통틀어 샐러드와 애피타이저 종류가 30가지를 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기 위해 주방 직원들을 1년에 2, 3번씩 이탈리아로 연수를 보냈다. 이들은 밀라노의 조이아, 피렌체의 마리오 등 유명한 음식점에서 이탈리아 음식을 배우고 개발했다.
“이탈리아 요리사들은 한국과 달리 조리법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서 가르쳐 줍니다. 요리에는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이런 음식을 만들었다’고 자랑하지요.”
‘와사비 셔벗과 새싹이 어우러진 참치 샐러드’는 올라가 개발한 애피타이저다. 참치 살의 겉만 살짝 익힌 뒤 깨를 묻혀 바비큐 맛과 고소한 맛이 난다. 여기에 와사비로 만든 셔벗의 시원하고도 매운 맛, 새싹 야채의 쌉쌀한 맛이 미묘하게 어울렸다.
‘뉴질랜드 그린홍합 스파게티와 당근 페스토’는 뉴질랜드산 그린홍합, 링구이니보다 조금 넙적한 탈레아탈레면을 주 재료로 사용했다. 화이트와인소스 파스타로 은근한 맛이 난다. 홍합이 15∼20개 푸짐하게 들어 있다.
혀뿐 아니라 눈까지 즐겁게 하는 것이 양식의 장점. 단호박 크림수프는 단호박 한 개를 통째로 잘라 만들었다. 그 안에 크림수프와 찐 단호박이 들었다. 3, 4명이 나눠 먹을 수 있다. 후식인 인삼 아이스크림은 설탕으로 만든 조형물 안에 인삼 아이스크림과 튀긴 인삼 뿌리가 꿀에 담겨 나온다.
애피타이저, 파스타, 디저트의 맛이 전반적으로 호텔 식당 이상이지만 값은 그보다 저렴하다. 스테이크도 수준급이라는 평을 듣는다. 한우로 만든 안심스테이크, 호주산 등심과 양갈비 요리 등이 있다. 단호박 크림수프 1만3000원, 참치 샐러드 1만3000원, 홍합 스파게티 1만6000원, 인삼 아이스크림 7000원. 부가가치세 10%가 붙는다. 여의도 KBS본관 옆 오피스텔빌딩 아일랜드파크 1층에 있다. 02-2090-7220
맛★★★ 분위기★★☆(반개) 가격★★☆(반개) (★★★좋음 ★★보통 ★안 좋음)
신연수 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