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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休&宿태국 ‘라구나 푸껫 라구나비치’

입력 | 2007-11-30 02:59:00


앙코르와트 신비에 빠져드는 최고의 패밀리 리조트

여행을 잘하려면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고 신도 나기 때문이다. 또 지식이 늘어나면서 가슴이 뿌듯해진다. 그런 점에서 여행은 기자의 일과 비슷하다. 기자란 질문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 태국인의 미소, 과연 어디서 오는 걸까.

미소의 나라, 태국. 태국인들의 얼굴에서 떠나지 않는 그 선량한 미소는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태국에 대한 이해가 좀 더 깊어졌다. 덕분에 태국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최고로 편안한 리조트 휴양지로 우뚝 서게 된 배경을 이해하게 됐다.

태국인의 미소. 거기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정반대로 아무 의미가 없는 경우도 있으니 외국인의 시각으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바나나 껍질에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고 그냥 웃고만 있다면 그것은 안부를 묻는 미소다. 실수를 사과하는 사람에게 미소를 짓는다면 용서의 의미다. 베푼 친절에 대해 감사하는 사람에게 던지는 미소는 겸연쩍다는 표시다. 의견이 충돌할 때 짓는 미소는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는 말을 피하겠다는 회피의 미소다. 그리고 황당한 상황에서의 미소라면 잘못을 인정함과 동시에 이를 고치겠다는 적극적인 의미까지 내포한다.

이 질문을 통해 태국인의 심리를 이해하게 된 것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 그것은 미소도 하품처럼 전염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격언이 상하(常夏)의 나라 태국에서는 ‘미소는 또 다른 미소를 낳는다’로 승화했다. 그런 태국에서의 휴식이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맑은 하늘의 뜨거운 태양 아래 멋진 해변에서 항상 미소 짓는 사람들 가운데서 게으름을 피우며 쉴 수 있으니.

○ ‘최고의 리조트=바다와 호수를 두루 갖춘 해변’

한국의 화진포에 대한 기사(8월 17일자 마이위켄드 참조)에서 서양인들이 찾는 최고 리조트의 조건이 ‘호수와 바다를 두루 갖춘 해변’이라고 쓴 적이 있다. 화진포와 원산(북한)을 보면 안다. 원산의 명사십리 해변은 1930년대 한국을 찾은 외국인 선교사가 여름 휴가지로 선택한 최초의 휴양지다. 뒤로는 호수, 앞으로는 바다가 펼쳐진 송림 두른 금빛 모래해변이었다. 화진포 역시 똑같다. 중-일전쟁을 도발한 일제가 명사십리에 비행장을 건설하면서 선교사 별장은 화진포로 소개(疏開)됐다. 화진포 역시 앞으로 바다, 뒤로 호수인 송림 낀 해변이다. 화진포의 김일성 별장과 이기붕 별장은 모두 외국인 선교사가 사용했던 별장이다.

허다한 리조트가 길고 긴 해변에 도열하듯 늘어선 태국 안다만 해의 푸껫 섬. 그중에서 이런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 딱 한 곳 있다. 푸껫 라군이다. 라군이란 해변의 사주(沙柱)에 의해 형성된 호수인 석호(潟湖)를 이르는 말. 화진포도 역시 석호다. 그 석호 주변에는 모두 다섯 개의 리조트가 있다. 이들 가운데 해변에 접한 리조트는 하나뿐이다. 푸껫 라군의 ‘라구나 푸껫 라구나비치’가 바로 그것이다.

○ 사라진 밀림의 왕국, 앙코르와트를 테마로 한 푸껫 라구나비치

앙코르와트만큼 서양인에게 동양에 대한 신비스러움을 불러일으킨 유적도 드물다. 그래서 앙코르와트는 세계의 여러 리조트에서 테마로 이용됐다. 대표적인 것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초호화 카지노호텔인 ‘더 팰리스 오브 로스트 시티(The Palace of Lost City)’다. 앙코르와트 사원을 그대로 형상화한 건축은 화려하다 못해 환상적이다.

푸껫 라구나비치는 앙코르와트(사원)와 앙코르톰(성)에서 물과 관련된 유적만 골라내어 워터파크와 정원에 응용한 리조트다. 커다란 야외 풀은 좁은 수로를 통해 정원의 자쿠지로 연결되고 그 수로를 따라 수영하다 보면 수로 양면의 벽을 장식한 다양한 조각과 우거진 숲 그늘로 인해 앙코르 유적을 직접 탐험하는 듯한 신비로움까지 느껴진다. 또 앙코르유적 가운데 하나인 코끼리 테라스를 연상시키듯 매일 오전 어린이 풀에서는 코끼리와 함께 수영을 즐기는 프로그램까지 있다.

○ PIC의 편안함이 돋보이는 패밀리 리조트

푸껫 라구나비치의 풀은 하나의 워터파크였다. 스쿠버다이딩과 윈드서핑을 배울 수 있는 풀과 워터슬라이드 등 모두 30여 가지의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또 PIC 괌과 사이판에서 보았던 클럽메이트와 같은 SRC(Sports Recreation Coordinator)가 상주해 휴식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객실(254개)은 최근 리노베이션을 모두 마쳐 실내는 새 리조트를 방불케 할 만큼 고품격으로 꾸며졌다. 태국의 전통 분위기가 물씬 풍겨지는 실내에는 전용 발코니와 테라스가 있어 바깥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실내에 마련한 태국 전통방식의 응접실인 ‘뎅’이라는 공간이었다. 바닥에 앉아 지내는 우리네 좌식 문화에 딱 어울리는 시설이었다.

푸껫 라구나비치에는 투숙객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키즈클럽(4∼11세)도 그중 하나인데 특별한 행사가 없는 한 무료다. 조기 영어교육 실시 이후로는 아이들의 언어장벽마저 허물어져 가는 추세인지라 한국인 투숙객도 이제는 눈여겨보는 시설이 됐다.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9시∼낮 12시, 낮 12시∼오후 5시고 주말인 금요일에는 저녁(오후 6∼9시)에도 서비스를 한다. 또 다른 배려는 체크아웃 시간(대개는 낮 12시)을 오후 2시까지 늦춰 주는 것. 물론 사정이 허락하는 한도 이내이니 사전 확인은 필수다. 참고로 이곳은 PIC의 자매 리조트다.

○ 식도락과 아로마 세러피로 배가되는 휴식의 즐거움

리조트휴식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식도락인데 이 리조트의 식당 4개 가운데 스테이크와 로브스터를 내는 그레인지 그릴은 그런 행복을 느끼게 하는 멋진 식당이었다. 즉석에서 그릴에 구워 내는 따끈한 음식에 와인 한 잔은 또 다른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호반의 물가에 자리 잡은 태국전통식당 림탈레에서 즐기는 해산물 요리도 잊을 수 없다. 이 두 식당은 저녁에만 문을 여는 디너전용식당이어서 드레스코드(규정된 옷차림)를 지켜야 한다. 투숙객 가운데 골드카드를 소지한 경우에는 주스 한 잔과 소프트드링크 혹은 맥주가 무제한 제공된다.

호반의 오솔길은 산책로로 그만이다. 그 호반을 어슬렁거리다가 호젓한 곳에 자리 잡은 멋진 태국전통 건물을 발견했다. 앙사나 스파였다. 이곳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고품격 체인 스파다. 적막감까지 감도는 조용한 호반의 태국전통가옥에서 아로마 향기에 감싸인 채 세러피 트리트먼트를 받다 보니 마치 시간이 정지한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호반 휴식 장소로는 최적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라군의 보트투어도 잊지 말고 체험해 보자. 커다란 호수 주변으로는 모두 다섯 개의 리조트가 있고 그 리조트는 무료 운행되는 보트로 오갈 수 있다. 출발장소로 되돌아오는 데 한 시간이 걸린다. 이웃 리조트에 내려 식사도 즐기고 쇼핑도 할 수 있으니 색다른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한국인 직원에게 물으면 된다. 2명이 근무 중이다.

푸껫=조성하 여행전문 기자 summer@donga.com

■ 여행정보

◇라구나 푸껫 라구나비치 리조트=푸껫 라군에 들어선 모든 시설을 운영하는 라구나 푸껫 리조트의 일부. 전 체적으로 1100개의 객실과 21개의 레스토랑, 18홀 규 모의 골프클럽, 6개의 스파, 쇼핑센터(캐널빌리지) 등 으로 구성.

▽홈페이지=www.lagunabeach-resort.com

▽위치=푸껫국제공항과 파통비치에서 자동차로 20분, 푸껫타운에서는 25분 거리.

▽앙사나스파=미화 45∼155달러 www.angsanaspa.com

▽예약(한국)=PIC코리아(www.pic.co.kr) 02-739-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