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누이’로 불리던 국립5·18민주묘지 관리소장 박경순(43·여·사진)씨가 29일 간암 투병 석 달 만에 타계했다.
고 박 소장은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사무처장을 맡다 2005년 9월 국가보훈처 산하 국립5·18민주묘지의 첫 개방형공채 관리소장(서기관급)에 선임된 인물. 1980년 5월 27일 오전 옛 전남도청 ‘최후의 현장’에서 계엄군의 총탄에 맞서다 숨진 고 박병규(당시 20세, 동국대 1년) 씨가 그의 오빠다. 그는 ‘5·18민중항쟁청년동지회’ 회장을 맡아 1988년 5월 최초의 ‘진혼제’를 치르는 등 5월 운동의 전면에 나섰다. 그해 열린 국회 5·18청문회 때는 계엄군 관계자들의 위증에 항의하며 청문회장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그는 묘지관리소장으로 부임한 후에는 국내외에서 밀려드는 참배객들에게 직접 묘지를 안내하고 그날의 진실을 설명하느라 하루에도 몇 번씩 묘지를 오르내렸다. 유족으로는 남편 허연식(44·전 5·18기념재단 사무처장) 씨와 아들, 두 딸이 있다. 영결식은 12월 2일 오전 10시 국립5·18민주묘지. 빈소 광주 그린장례식장. 062-250-4410
김권 기자 gop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