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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개성은 인생나침반 꿈을 디자인하세요

입력 | 2007-12-04 03:00:00


유망직업 선구자 3인의 수험생 진로선택 조언

《대학입시 상담이 한창인 요즘 수험생들은 어떤 학과로 진학할지 진로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공부를 잘하면 으레 법대나 의대 등 인기학과를 떠올리기 쉽지만 10년,20년 뒤 어떤 분야가 자신의 적성에도 맞고 유망할지 내다보는 선택도 중요하다.

대우조선해양 선형연구개발팀 이연승(39·여) 연구원, 신경철(51) 유진로봇대표,김상수(41) 산업은행 퀀트팀장. 당시로선 낯선 분야에 뛰어들어 자신의 능력을 키워낸 선구자들에게서 수험생들을 위한 조언을 들어 봤다.》

○ 남을 따르지 말고 나를 찾아라

이들의 공통점은 남의 말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적성을 인생의 나침반으로 여기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부산대 조선공학과 출신인 이 연구원은 놀랍게도 조선 분야를 빼면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고 했다. 사춘기 때 소녀는 힘든 일이 생기면 바다로 나가 요트를 타면서 “언젠가는 이 요트보다 큰 배를 내 손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나중에 한국 최초의 조선공학 여성박사가 된 이 연구원은 요즘 길이가 400m가 넘는 유조선을 만들고 있다. 연료를 절감할 수 있는 선박의 최적 형태를 설계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국내 로봇산업의 산 증인인 신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아톰과 철인28호 등 만화영화를 즐겨 봤다. 당시 로봇은 만들지 못했지만 썰매와 글라이더, 장난감 자동차를 곧잘 만들었다. 서울대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한 뒤 로봇 연구가 활발하던 미국 미시간대로 유학을 가면서 꿈이 현실로 바뀌기 시작했다. “1990년 안정된 직장을 나와 로봇회사를 차렸습니다. 기술 개발과 함께 처음 회사를 경영하면서 생긴 어려움을 헤쳐갈 수 있었던 것은 로봇에 대한 ‘첫사랑’ 덕분이죠.”

○ 10년, 20년 후를 내다봐라

김 팀장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직업을 한참 설명해야 한다. 퀀트(Quant)는 양을 뜻하는 영어 ‘퀀터티(Quantity)’에서 유래한 말로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의 디자인과 위기관리 등을 담당하는 금융분석가를 가리킨다.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인 그는 영국 레딩대에서 금융학을 공부한 뒤 올해부터 퀀트 팀을 맡고 있다. “퀀트는 수학과 통계, 전산프로그램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금융상품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일이죠. 국내에서 최초로 퀀트팀을 만든 산업은행에 7명의 퀀트가 있지만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같은 외국 유명회사는 본점에만 300명의 퀀트가 있습니다.” 퀀트는 요즘 세계금융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래형 직업이다. 업무의 성격상 경제, 경영뿐 아니라 수학과 물리, 통계학 전공의 전문가도 많다. 그는 “억대 연봉자를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며 “10년 뒤에는 퀀트를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대표도 “로봇산업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 로봇의 모습은 영화와는 거리가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인간을 닮은 로봇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계공학이나 전기전자 외에도 전산, 재료,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몰리고 있다.

○ 남들이 가지않는 틈새를 노려라

이 연구원이 2000년 독일 베를린공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했을 당시만 해도 현장에서 여성용 화장실을 찾느라 애를 먹었다.

“현장에 여성이 없으니 따로 만들 필요가 없었던 거죠. 배 만드는 일에 여성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설계나 연구 분야뿐 아니라 건조 현장에서도 여성 인력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설계와 계산, 형상 모델링 작업은 섬세한 여성에게 어울리는 일”이라며 “설계한 배가 몇 년이 걸려 마침내 진수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진로정보센터 이영대 박사는 “남들이 가지 않는 분야이지만 자신이 호기심을 갖고 선택했을 때 더 큰 결실을 얻을 수 있다”며 “학생들이 안정되고 편안한 직업보다는 더 과감하게 도전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 3인의 인생 이력서를 포함한 이공계 파워 엘리트 50인의 사연을 다룬 ‘10년 후, 나를 디자인한다’(동아사이언스)가 최근 출간됐다. ‘싸이 신화’를 이끈 SK커뮤니케이션즈 박지영 서비스혁신그룹장, 게임 디자이너로 유명한 엔도어즈 김태곤 이사 등 첨단산업 현장에서 뛰는 엘리트들의 사연이 흥미롭다. ‘이공계 적성 찾는 10가지 전략’ ‘21세기 글로벌 기업이 원하는 베스트 인재’ ‘10년 뒤 이공계 유망 직업 베스트 20’ ‘이공계 장학 프로그램’ 등 알짜 정보가 많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10년 뒤 이공계 유망직업 베스트 20과학커뮤니케이터과학을 쉽게 소개하는 전문가.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협동과정, 전국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에서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 프로그램 운영나노기술전문가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2015년까지 연 2770명의 전문가 수요 예측

디지털영상처리전문가카메라 스캐너 같은 영상장치로 디지털 이미지를 얻은 뒤 잡음 제거나 문자 정보를 분리사이버기상캐스터맞춤형 날씨정보와 날씨교육, 특수기상정보 제공. 기상기사 1, 2급 자격증 소지 뒤 관련 기관 근무 반도체·디스플레이전문가전자산업 핵심인력. LCD와 LED가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가 밀접하게 연관됨

시스템엔지니어업무 전산화와 자동화,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 등을 담당하는 ‘디지털 고속도로 디자이너’. 미국선 톱10 직업에 속함신재생에너지전문가국내엔 전문가가 드문 상태. 현재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운영IT컨설턴트기업 업무와 요구를 분석해 최적의 컴퓨터 시스템 제공. 국내에는 양성기관이 없어 미국전산감사인협회(EDPAA) 자격증을 따면 유리테크니 컬라이터컴퓨터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와 관련된 기술적인 글을 쓰는 전문가. 정보처리기사 자격증과 외국어, 컴퓨터 전문지식 필요

정보보안전문가해커와 각종 바이러스에 대비한 전산망 보안 및 유지를 전문적으로 처리 로봇공학자전자나 기계공학 전공 외에도 메카트로닉스나 생산자동화 기능사 자격증 있으면 유리 보험계리인보험상품의 기획과 설계, 관리. 금융감독원에서 자격증 시험 주관. 수학 통계학 경제학과 출신이 다수 지원변리사특허 분쟁과 기업 내 산업재산권에 대한 법률자문. 컴퓨터와 반도체, 생명공학 등과 관련된 전문가 수요 증가

생명공학전문가줄기세포 이용한 장기이식, 유전자조작, 발효과학 등 연구애널리스트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손. 재무와 회계 지식, 반도체 전자통신 등에 대한 전문성이 강조되는 추세 의공학전문가초음파진단기, CT 등 의료용 기기 제작.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등에서 의공학과 설치해 전문가 양성 자동차공학전문가자동차 설계와 디자인, 부품 제작, 성능시험 전문가 등이 포함정보통신공학기술자종합적인 통신망 구축을 위한 네트워크의 기획과 연구, 설계 담당항공공학전문가2008년 첫 우주인 배출에 이어 자력으로 발사체 개발 예정 등 로켓과 인공위성 전문가 수요 증가 환경공학전문가환경과학과 도시환경공학, 건설환경공학 전공 유리. 수질관리기사, 폐기물처리기사도 이 분야에 해당 출처: ‘10년후, 나를 디자인한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국내 9개대 취업전문가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