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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世有伯樂, 然後有千里馬

입력 | 2007-12-04 03:05:00


伯樂(백락)은 춘추시대 孫陽(손양)이라는 사람의 字(자)이다. 그는 말 감정가로서 천리마를 잘 식별한 것으로 이름났다. 그로부터 인재를 잘 알아보는 이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伯樂一顧(백락일고·훌륭한 사람의 인정에 의해 크게 성가를 올림)는 백락이 한 번 고개를 돌려 보아주자 말의 값이 열 배로 뛰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然後(연후)는 그런 이후에의 뜻이다. 千里馬(천리마)는 훌륭한 인재를 비유한다.

唐(당)의 대문장가 韓愈(한유)는 천리마는 어느 시대에나 있으나 그를 알아보는 백락이 없어서 천리마가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했다. 자신이 재능을 지니고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백락의 출현을 기대한 것이다.

어느 시대에나 훌륭한 인재는 있다. 다만 훌륭한 안목의 인사권자를 만나야 제 자리에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반면에 진정한 인재를 발굴해 능력을 발휘시키지 못한다면 그는 인사권자의 자격이 없다. 그러니 그 자격 여부를 알려면 주변의 인물을 보면 된다.

지도자의 중요한 능력 하나는 훌륭한 인재를 찾아 그들의 힘을 충분히 활용하는 능력이다. 혼자서 온갖 능력을 다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공을 이루기에 가장 효과적이고 현명한 방법이다. 혹자는 자신을 과신하고 주변에 몰려든 사람 중에 말 잘 듣는 이만 모아 가르치기에 열을 올린다. 순종만 하는 말을 끌고서 앞서서 내달리는 일과 다를 바 없다.

우리는 공을 이뤄주는 천리마가 필요하다. 그래서 백락이 있어야 한다. 백락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그가 고른 말을 보면 된다. 우리는 천리마에 둘러싸인 진정한 백락을 원한다. ‘雜說(잡설)’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