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 목소리 높아도 “출총제 등 불만은 감성적”
휘발유값 고공행진에도 “고유가, 국내영향 적다”
권오규(사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와 수도권 규제는 실질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감성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 규제들이 대기업 투자를 저해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출총제와 수도권 규제야말로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핵심적 규제라며 권 부총리의 경제 상황 인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권 부총리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내에서는 규제 개혁이 미흡하다고 하면서 출총제와 수도권 규제를 들고 있다”며 “그러나 출총제는 대기업이 투자하는 데 장애로 작용하는 것은 없으며, 수도권 규제도 상수원 보호를 제외하면 다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재계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대표적인 규제로 출총제를 거론하며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규제 효과가 없다면 왜 풀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전무는 “출총제는 기업의 잠재적인 투자를 위축시키는 낡은 규제라는 게 문제”라며 “수도권 규제가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성역화된 규제라는 점을 감안해 기업들이 수도권에서는 아예 투자계획을 세우지 않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총리는 또 국제유가에 대해 “최근의 고유가는 수요가 많아져서 촉발된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통화 강세가 됐기 때문에 국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주장했다.
이 또한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의 최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고 단순가격으로도 일본보다 비싼 기름값에 대해 너무 안이한 인식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석유공사가 전국 1100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표본조사 결과 11월 넷째 주(11월 26∼30일) 휘발유 평균가격은 L당 1622.37원으로 전주(前週)보다 5.71원 상승했다. 이 가격은 작년 동기의 1409.46원에 비해서는 15.1%나 오른 것이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