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대기성 여수신제’도 도입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체계를 대폭 바꾼다.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매달 결정하는 목표 정책금리의 기준을 내년 3월부터 현행 콜금리(금융회사간 초단기 자금 거래금리)에서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로 변경한다고 3일 밝혔다.
RP는 한은의 단기 유동성 조절 수단 가운데 하나로 일정기간이 지난 뒤 일정가격에 되사주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채권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은이 가진 국고채를 은행에 100억원 어치 매각하고 7일 뒤에 이자와 원금을 주고 되사주겠다고 한다면 시중자금 100억 원이 한은으로 회수되기 때문에 유동성이 축소된다.
이번 개편에 따라 한은 금통위는 한은이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RP를 거래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를 ‘한국은행 기준금리’로 발표하게 된다.
한은은 콜시장 불안으로 금융회사가 단기자금을 시장에서 조달하지 못할 때 한은에 일정이자를 지급하면 금액과 횟수에 관계없이 돈을 빌리거나 예치할 수 있는 ‘대기성 여수신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대출 및 예금의 만기는 1일이며, 한은에서 돈을 빌릴 때는 7일물 RP금리보다 1%포인트 높고 돈을 예치할 때는 RP금리보다 1%포인트 낮다.
은행들이 고객의 인출 요구에 대비해 예금의 일정비율을 보유해야 하는 지급준비금 제도도 변경된다. 현행 반월(1∼15일) 계산 7일 이연 방식을 1개월 이상 이연 적립방식으로 바꾼다.
예를 들어 지금은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100억 원의 예금이 들어왔으면 이달 8일부터 22일까지 평균 7억 원(요구불 예금은 지급준비율이 7%)을 보유해야 하지만 내년부터는 다음 달 둘째 주 목요일부터 넷째 주 수요일까지로 적립기간이 바뀐다.
한은은 “콜금리의 움직임을 유연화해 단기 금융시장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금융시장의 안정성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운영체계를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한국은행 통화정책 운영체계 개편방안항목주요 내용정책금리현행 콜금리에서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로 변경지급준비금제도지급준비금 적립기간을 현행 일자 기준에서 요일로 변경 공개시장조작수시로 실시되던 RP 매매를 매주 목요일로 정례화여수신제도대기성 여수신제도 도입 자료: 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