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가야산에 다녀왔다. 그곳에는 유명한 국보인 마애삼존불이 있다. 자그마치 1400년 세월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화유산이다. 마애삼존불은 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느낌을 주는 미소 때문에 백제의 미소로 불린다. 그런데 그 같은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는 1400년의 미소는 아주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상당히 망가져 있었다.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 때문에 사람들이 삼존불 콧등을 문지르고 심지어 일부를 떼어내 가 뭉개지고 떨어져 나가기까지 했다. 그날도 30대 중반쯤 되는 부부가 와서는 한동안 그 콧등을 문지르더니 갑자기 핸드백에서 돌칼 같은 것을 꺼내다가 안내인에게 들켜 제지당하고 물러나는 것을 보았다. 아들을 낳고자 하는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국보까지 훼손해서야 되겠는가.
김만석 대전 중구 선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