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선 ‘北 농축우라늄 신고’ 길닦기?
워싱턴선 ‘김양건과 대화내용’ 브리핑?
3일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핵시설 불능화를 점검하고 핵 프로그램 신고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평양으로, 백종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을 논의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각각 떠났다.
힐 차관보는 이날 평양에 도착해 “지금 직면한 문제들을 풀어 나가면 미국 태도도 개선돼 나갈 것이다. 비핵화 과정이 이루어지면 외교관계 설정 문제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월 21, 22일에 이어 두 번째 방북인 힐 차관보는 5일까지 평양에 머무른다.
힐 차관보는 연말 핵 신고를 앞두고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에 대한 해명의 ‘키’를 쥐고 있는 군부 인사들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UEP와 관련해 “해명은 할 수 있지만 없는 것을 있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신고서 목록에 UEP를 포함시키는 것을 꺼리고 있다.
힐 차관보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지도 관심거리다. 면담이 성사되면 불능화 단계를 넘어선 북핵 폐기가 빠른 속도로 이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백 실장은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한미동맹 △북핵 불능화 진전과 6자회담 전망 △4자 정상의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평화체제 협상 개시를 공식적으로 알리기 위한 ‘정치적 선언’ 형식의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는 이론적 기반을 제시한 박선원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이 동행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에게 종전선언을 가능한 한 빨리 하자는 남측의 뜻이 충분히 전달됐다”며 “김 부장 방문 직후 백 실장이 방미하는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riplets@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