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3일 경기 의정부시 중앙로 유세에서 계란을 맞은 후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 후보 잠바의 왼쪽 겨드랑이 아래 부분(점선)에 계란 맞은 흔적이 있다. 의정부=이종승 기자
이인제는 경호차 교통사고 ‘아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3일 유세 중 계란에 맞고, 민주당 이인제 후보의 경호 차량은 교통사고가 나면서 유력 후보의 경호 문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계란 투척과 공기총 살해 협박을 받은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40분경 경기 의정부시 중앙로 사거리에서 유세 차량에 오르다 승복을 입은 서모(54) 씨가 던진 계란에 가슴과 허리 부분을 맞았다. 이 후보는 별 말 없이 계란 자국을 털어낸 뒤 유세를 계속했고 서 씨는 경호원들에게 잡혀 경찰로 연행됐다.
이 후보 측은 이날 추가된 전담요원 1명 외에도 사설 경호원 9명과 경찰 27명 등 36명으로 구성된 경호팀을 가동하고 있다. 경호팀은 경력 2년 이상에 3단 이상의 무술 유단자들로 이 후보가 이동할 때면 ‘사방(四方) 주시’는 물론 이 후보가 탄 차량이 제 속도를 내기 전까지 경호 차량에 한 손으로 매달리며 주변을 살피는 등 첩보 영화를 연상케 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 후보는 지난달 27일 선거운동 시작 직후 경호팀의 권유로 웃옷 안에 방탄조끼를 착용해 보기도 했으나, 불편하고 둔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와 대규모 청중이 몰리는 유세 외에는 거의 입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란 투척 사건을 겪은 이회창 후보 측은 어느 후보 진영보다 경호에 예민하다. 경호 인력도 대거 늘어 7명의 자원봉사자로 꾸려졌던 경호팀을 경찰의 협조를 받아 최근 27명으로 늘렸다.
이 후보가 유세 현장에 갈 경우 3명씩 4개 팀이 선발대로 현장에서 상황을 점검하고 근접 경호는 나머지 15명이 담당한다.
‘안아 주세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측 경호팀은 유세 때마다 유권자들이 갑자기 접근하는 등의 ‘돌발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30여 명에 달하는 경호팀은 특히 술에 취한 유권자와 정 후보가 접촉할 때는 식은땀을 흘리며 지켜본다고 한다. 정 후보는 가까운 거리는 차량이 아니라 지하철로 이동하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어 밀착 수행을 하는 경호원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민주노동당 권영길, 민주당 이인제,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도 10명 안팎의 경찰 경호 인력의 지원을 받아 유세를 벌이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촬영 : 이종승 기자
촬영 : 이종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