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8 본선 네덜란드-루마니아와 함께 ‘죽음의 조’ 격돌
“마치 광풍에 휘말린 것 같다. 만나고 싶지 않은 팀들을 만났다.”
“속이 뒤틀리는 느낌이다. 운이 나빴다.”
프랑스 레몽 도메네크 감독과 이탈리아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은 2일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린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본선 조 추첨 결과를 보고 탄식했다. 두 팀이 같은 C조에 속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06년 독일 월드컵 결승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두 팀은 지나친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프랑스의 슈퍼스타 지네딘 지단이 박치기 사건을 일으키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이탈리아는 지단의 퇴장 이후 팬들의 광적인 야유를 받아야 했으며 승부차기 끝에 간신히 우승을 차지했다.
도메네크 감독은 악연을 나눈 이탈리아와 다시 마주치는 것이 껄끄러울 뿐 아니라 또 다른 강호인 네덜란드, 루마니아와 한 팀이 된 것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최악인 ‘죽음의 조’로 불릴 만하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 예선에서도 맞대결을 했다. 지난해 열린 예선 1차전에서는 프랑스가 3-1로 이겼으나 2차전에서는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프랑스는 2000년 대회에서 이탈리아에 2-1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다. 이탈리아는 1968년 대회에서 우승했다. 축구 강국인 독일은 B조, 스페인은 D조에 배치됐다.
유로 2008 본선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 공동 개최하며 내년 6월 시작한다. 각 조 1, 2위 팀이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