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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희 데뷔 40년’ 팬들이 차리는 잔칫상

입력 | 2007-12-04 03:05:00


“40년이라니. 아이, 말도 안 돼요. 참 세월이 빠른 건 알았지만 숫자를 생각하고 살지 않아서 이번에야 40년이 됐다는 걸 알았어요.”(윤정희 씨·사진)

1967년 1월 1일 개봉한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원로 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63) 씨의 데뷔 40주년 기념 특별전이 팬들의 주최로 열린다. 원로 배우의 데뷔 연도를 기념하는 행사는 국내에선 이례적인 일.

이번 행사를 기획한 네이버 ‘윤정희 팬 카페’ 운영자 안규찬(46) 씨는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척박한 환경에서 고생한 원로 영화인을 재조명하고 싶었다”며 “취지를 살리기 위해 협찬을 받지 않고 팬들의 힘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지금껏 나를 기억해 주는 분들이 있다는 게 너무 고마워 남편(피아니스트 백건우 씨)과 함께 ‘세상에 이런 일도 있나’ 했다”며 “언제까지나 영화계를 떠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내 마음을 팬들이 알아 주셨나 보다”라고 말했다.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영화감독 김수용, 배우 신성일, 작가 김승옥, 성우 고은정, 후배 안성기 유지인 박중훈 씨 등이 참석한다.

데뷔작이 서울 개봉관에서 당시로선 기록적인 숫자인 27만 명을 동원해 스타덤에 오른 윤 씨는 이후 ‘안개’ ‘강명화’ ‘내시’ 등 출연작마다 크게 흥행하면서 톱 여배우로 군림했다.

1960년대 남정임 문희 씨와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리기도 했다. 대종상 등 국내 영화제에서 48차례 상을 받았으며 현재는 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금도 두 개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는 윤 씨는 기회가 되면 언제든 영화에 출연할 예정.

“늙은 모습을 보여 주지 않으려 했던 그레타 가르보보다는 변하는 모습까지 팬들에게 선사했던 잉그리드 버그먼처럼 살 거예요.”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