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가을부터 4년간”
‘신정아 게이트’의 당사자로 구속 기소된 변양균(58) 전 대통령정책실장과 신정아(35·여) 씨가 두 번째 공판에서 4년여 동안 연인 사이로 지냈음을 시인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김명섭 판사 심리로 3일 오전 열린 공판에서 신 씨는 “변 전 실장과 연인 관계가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한 시기는 언제부터인가”라는 검찰의 질문에 신 씨는 “2003년 가을부터”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2004년 10월 신 씨 명의로 개통된 뒷자리 번호가 같은 2개의 휴대전화가 있었다는 것을 증거로 제시하며 “이 휴대전화 번호로 2004년 11월부터 2005년 1월까지 컴퓨터로 보낸 문자메시지에 ‘오빠’라고 지칭한 인물이 변 전 실장이냐”고 물었고 신 씨는 “네”라고 답했다.
변 전 실장도 이날 오후 열린 공판에서 “신 씨가 휴대전화를 줘 사용한 적 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번호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검찰은 또 “신 씨가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의 딸에게 보낸 e메일 중 ‘예일대 오빠에게 본드처럼 달라붙어 떼를 써서 후원금을 타냈다’는 내용이 있다”고 공개했다. 이에 대해 신 씨는 “어린 동생에게 생색을 내려다 그런 내용을 쓰게 됐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변 전 실장은 “신 씨의 휴대전화 번호만 저장해 단축 다이얼로 연결하고 다른 용도로는 쓰지 않았다”며 “‘오빠’라고 지칭한 문자메시지를 받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이 함께했던 지난달 12일의 첫 공판 때와는 달리 이날 공판은 “서로 진술을 맞출 수 있다”는 검찰의 요청에 따라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열렸다.
신 씨는 대우건설, 산업은행, 파라다이스 등의 성곡미술관 후원 과정에서 변 전 실장이 외압을 행사하도록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첫 공판 때같이 강하게 부인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