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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야구대표팀, ‘왕첸밍이 필요해’

입력 | 2007-12-04 13:46:00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제 24회 아시아선수권대회 및 올림픽 1차예선 기간 동안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왕첸밍은 고국인 대만에 머물고 있었다. 당초 왕첸밍 본인은 대만 대표팀에 합류하기를 원했지만 부상을 염려한 소속팀 양키스가 반대해 대회 출전이 무산됐다고 한다.

그러나 대만 야구협회는 내년 3월에 열리는 올림픽 2차예선에서는 왕첸밍을 반드시 합류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와 등 대만의 주요 언론들은 대만이 2차예선에서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내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활약하는 자국 선수들의 합류가 필요하다고 앞 다퉈 강조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일 저녁, 대만 위래TV의 스포츠뉴스 앵커는 한국전 패배를 보도하며 “해외파 선수들의 존재가 아쉽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

대만 언론이 말하는 해외파라면 단연 왕첸밍이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으로 19승을 거두며 일약 명문팀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로 떠 오른 왕첸밍은 대만의 야구 영웅. 싱커가 뛰어난데다 강력한 직구까지 보유하고 있어 세계 최고의 미국타자들도 공략에 애를 먹는 투수다. 대부분의 대만 야구팬들은 ‘왕첸밍이 대표팀에 없는 한 대표팀은 100% 전력이 아니다’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기자가 타이중 시내에서 만난 한 여성 야구팬은 “왕첸밍과 궈홍즈(LA 다저스)가 빠졌기 때문에 대만이 한국에 졌다고 볼 수 없다.”며 다소 도발적인 발언을 해 기자를 머쓱하게 만들기도 했다.

대만은 WBC 당시에도 왕첸밍을 합류시키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실패한 바 있다. 양키스 구단의 입장이 워낙 완고했기 때문. 심지어는 양키스 구단이 왕첸밍에게 ‘국제대회 출전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은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3월에 열리는 만큼 양키스가 왕첸밍을 대표팀에 보낼 리는 더욱 없다.

그러나 대만야구협회(CTBA)는 왕첸밍을 대표팀에 합류시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입장. 물론 양키스 구단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왕첸밍 본인은 대표팀 합류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그가 진정으로 대표팀을 원한다면 양키스 구단도 결국에는 두 손을 들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만의 기대다.

현재 대만 전력이라면 8개 팀이 겨루는 2차 예선에서 3위 이내에 들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왕첸밍에 대한 미련을 거두지 못하는 것은 안방에서 열린 야구월드컵과 아시아선수권에서 모두 기대 이하의 성적을 올려 자존심이 크게 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2차 예선에서 아시아의 야구 라이벌 한국을 넘어서야 하는 것은 대만 대표팀의 지상과제가 됐다. 만약 왕첸밍이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그를 한국전에 투입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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