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에서 3일 개막된 ‘제1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의 성패는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동참 여부에 달려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세계 192개국의 정부와 의회 대표, 과학자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이번 총회에서는 교토의정서 체제 이후의 국제 환경보호질서 구축 문제를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는 2012년에 효력이 끝나고 새로운 협약으로 대체된다.
미국과 중국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 대국’인데도 36개 국가로 이뤄진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미국은 교토의정서에 서명을 거부하고 있고 중국은 개발도상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온실가스 의무감축이 자국 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최근 “지난해 미국 경제가 성장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에 비해 1.5% 줄었다”고 밝히면서 “이 시대가 직면한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라는 양대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1월 국정연설을 통해 앞으로 10년간 석유소비량을 20% 줄이고 현재 3%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15%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된 책임이 선진국에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 국가가 기후변화 방지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선진 산업국이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 감축에 앞장서야 하며 나아가 관련 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이전하고 재정적 지원을 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존 케리 미 상원의원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산업국가는 온실가스 의무 감축을 수용해야 하고 중국 등 개발도상국도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따라 의무 감축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