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부산/경남]외설시비 ‘처용문화제’ 명칭 변경 논란

입력 | 2007-12-05 06:26:00


신라시대 처용(處容)설화 발상지인 울산에서 대표 축제로 자리 잡은 ‘처용문화제’ 명칭을 놓고 학자들 사이에 존폐 논쟁이 한창이다.

3일 오후 울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처용문화제 명칭 관련 학술 심포지엄에서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김경수 교수는 “처용설화의 일부 외설적인 내용만 문제 삼아 처용문화제 명칭을 무작정 폐지할 게 아니라 시대감각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처용은 도덕적이나 인격적으로 매우 훌륭한 울산의 영웅이며 예수와 같이 관용과 인내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창희 처용문화제 명칭 폐지 범시민운동본부장은 “처용설화의 외설적인 내용 때문에 축제와 교육 현장에서 난감한 경우가 허다하다”며 명칭 폐지 또는 변경을 주장했다.

울산대 철학과 김진 교수도 “신라 왕실의 골품제에서 비롯된 성애(性愛)적 요소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면서 “처용문화제는 학술제로 축소하고 태화강 축제 등을 울산의 대표 축제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명칭 존폐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처용문화제추진위원회’와 ‘처용문화제 명칭 폐지 범시민운동본부’ 주최로 양측에서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3시간 동안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처용문화제는 울산공업단지 조성을 축하하기 위해 1967년 4월부터 시작된 울산공업축제를 제25회 축제 때인 1991년부터 처용문화제로 바꾼 것으로 매년 10월 열린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