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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영예는 하나, 갈채는 모두에게…서울국제음악콩쿠르

입력 | 2007-12-06 02:56:00


《동아일보사와 서울시가 공동 주최하는 ‘LG와 함께하는 제3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성악 부문 결선이 6, 7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출전자 39명 중 1, 2차 예선과 준결선을 통해 뽑힌 6명이 국내 첫 국제성악콩쿠르의 우승을 놓고 대결을 펼친다.

6일 ‘가곡의 밤’에서는 출전자들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예술가곡 6, 7곡을 각 30분가량 부른다.

7일에는 서울시향(지휘 최승한)의 반주에 맞춰 오페라 아리아를 한 곡씩 부른다.》

LG와 함께하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 결선 오른 6인

○ 홍일점 소프라노, 남성 바리톤의 홍수

“와우! 결선에서 제가 유일한 소프라노라니! 놀랍고 흥분돼요!”

이번 대회에서는 유난히 굵고 부드러운 미성(美聲)의 남성 바리톤이 많았다. 미국의 소프라노 대니얼 탤러먼티스(31)는 결선에 오른 유일한 여성 성악가. 그는 “미국의 콩쿠르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소프라노가 경쟁을 벌이는데, 서울국제콩쿠르에는 뛰어난 남성 바리톤과 테너들이 워낙 많이 참가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위해 5벌의 드레스를 준비했는데 남은 2벌까지 입을 수 있어 기쁘다”며 “빅 콘서트홀에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바리톤 공병우(33)는 이번 대회 직전까지 프랑스 몽펠리아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신데렐라’의 주역으로 공연을 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공연을 마친 뒤 26일 비행기를 타고 27일 한국에 도착해 28일 1차 예선에 출전했다. 프랑스에서 리사이틀을 할 때 함께 무대에 자주 서 왔던 피아니스트 안 파제스와 함께 이번 콩쿠르 무대에 섰다. 그는 “오페라는 주어진 캐릭터가 있지만 가곡을 부를 때는 마치 내가 벌거벗고 모든 것을 다 보여 주는 듯한 느낌”이라며 “6일 펼쳐질 ‘가곡의 밤’을 즐겨 달라”고 말했다.

○ 산전수전 다 겪고 올라온 결선

멕시코 출신 바리톤 헤라르도 가르시아카노(35)는 스위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해 온 가수. 그는 스위스에서 체코 프라하를 경유해 서울로 오던 비행기에서 악보와 의상이 담긴 가방이 ‘행방불명’되는 바람에 위기를 겪었다. 1차 예선에서는 양복이 없어 캐주얼 복장으로 무대에 섰다. 그러나 그는 2차 예선에서 한국 가곡 ‘청산에 살리라’를 정확한 발음과 감성으로 표현해 큰 박수를 받았다. 최고령 출연자인 그는 “언제나 절망하지 않고 쿨하게 살자는 게 신조”라며 “올해 서른다섯 살, 국제콩쿠르 마지막 도전인데 결선에 올라 기쁘다”고 말했다.

바리톤 이응광(27)도 “하늘이 도와서 결선에 올랐다”며 감격해했다. 그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 출전이 확정된 상태에서 12월 6∼14일 공연되는 국립오페라단 ‘라보엠’의 화가 마르첼로 역에 전격 캐스팅됐다. 4일에는 ‘라보엠’의 총리허설 도중 잠시 틈을 내 급히 연미복으로 갈아입고 준결선을 치르는 등 오페라 연습과 콩쿠르를 오가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그는 “국내 오페라 데뷔와 서울국제콩쿠르 입상은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내 인생의 두 마리 토끼’”라며 “콩쿠르 출전 기간 싸이월드 홈피에 팬들도 부쩍 늘어났는데 이들이 오페라 관객들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6일 오후 7시 ‘가곡의 밤’

7일 오후 4시 ‘아리아의 밤’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02-3472-4371

입장료 2만∼4만 원

초중고교생, 대학생은 1만 원

○ 국제성악콩쿠르 가면 늘 한국인들끼리 경쟁 치열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대에 재학 중인 테너 황병남(32)은 지난해 일본 마담버터플라이 국제콩쿠르, 오스트리아 페루치오 탈리아비니 국제콩쿠르에서 각각 2위를 차지했다. 그는 “국제성악콩쿠르에 나가면 언제나 한국인들끼리 경쟁이 치열하다”며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심정에서 서울국제콩쿠르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에 재학 중인 김주택(22)은 이번 대회 최연소 출전자. 게다가 출전순서가 1번이라 부담이 컸다. 그는 “쟁쟁한 선배들이 대거 출전한 이 대회에서 마지막으로 등장했다면 오히려 더욱 주눅 들었을 것”이라며 “1번이라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음악을 표현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 과제곡이나 수준으로 보아 세계 어떤 콩쿠르보다 힘든 승부였다”며 “서울시향과 함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 선다니 맘이 설렌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