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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 유가 - 물가… ‘살얼음판 경제’

입력 | 2007-12-06 02:56:00


한국은행 내년 성장률 전망 4.7%로 하향 조정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0월 국정감사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은 5% 근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5일 한은이 발표한 실제 전망치는 이보다 훨씬 낮았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상무는 “최근 몇 년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던 한은이 이처럼 비관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은 그만큼 국내외 경제 여건이 심상치 않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경제계에선 지난해 5%로 반짝 상승한 한국 경제성장률이 4%대의 하향 추세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서브프라임, 유가 등 대외변수 영향 클 듯

한은 김재천 조사국장은 ‘지나치게 보수적인 관점에서 경제성장률을 낮춰 잡은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2, 3개월 전에 비해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며 “그때만 해도 주요 예측기관들이 내년 유가를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65∼70달러로 예상했는데 지금은 70달러대 후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와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회복 기미를 보이던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등 신흥시장국 경제도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물가도 걱정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 3.0%에 이어 11월에도 3.5%로 2개월 연속 3%대를 나타냈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2.5%)보다 크게 높은 3.3%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한은이 정한 물가억제 목표(2.5∼3.5%)의 상한선에 근접하는 수준. 중국발(發)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어 주로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식료품 가격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 정부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 낮출 듯

국내외 악재가 가시화되자 재정경제부도 9월 5%로 제시했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3일 “해외의 마이너스 요인과 국내 내수 부문의 플러스 요인을 면밀히 보고 경제성장률 전망을 새롭게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재경부 당국자는 “경기를 위축시킬 요인이 늘어 5% 전망치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내수 회복세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하향 조정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성장률 하향 조정 폭을 0.1∼0.2%포인트로 예상하고 있다.

재경부는 다음 주 조원동 차관보 주재로 한국은행, KDI, 민간 경제연구소 등의 거시경제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 경제운용 방향과 성장률 전망치 수정을 위한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