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5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고급 전략차종인 ‘제네시스’를 공개하고 벤츠 BMW 등과 비교 시승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제네시스는 세계 정상급 차종과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선보였다.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고급 브랜드 진출을 목표로 만든 야심작 ‘제네시스’를 5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차는 이날 경기 화성시 장덕동 현대·기아자동차 기술연구소 성능시험장에서 국내외 언론을 대상으로 제네시스와 BMW 530i, 메르세데스벤츠 E350의 비교시승 행사를 열었다.
이날 테스트에서 제네시스는 세계 정상급 차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은 성능을 뽐내 한국 자동차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렉서스와 비교해 뚜렷한 특색이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 현대차의 높아진 기술력 실감
제네시스의 디자인과 조립 품질은 지금까지 나온 국산 차종 중 최고 수준이었다.
부품의 조립 품질은 벤츠, BMW, 렉서스에 뒤지지 않았다. 차체 외부 패널 간의 간격도 좁고 엄격한 풍동시험을 통해 디자인을 다듬어 국산차 중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Cd) 0.27을 보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시승차인 V6 3.8 모델에 올라 시동을 걸어봤다.
엔진소리가 아예 들리지 않는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엔진음과 배기음이 독일산 스포츠 세단처럼 힘찬 편은 아니고 렉서스처럼 아주 조용하게 만들어졌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제원상 7.0초였지만 실제 테스트에서는 7.3초가 나왔다. 국내 자동차 중 가장 빠른 수치다.
고속주행로에서 속도제한장치가 작동하는 시속 210km까지 올려도 편안하게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조용했고 차로 변경은 재빠르지는 않았지만 불안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차체의 지상고는 시속 120km를 넘으면 자동으로 15mm 내려가면서 무게중심을 낮춰 안정감을 높였다.
핸들링은 렉서스처럼 부드럽고 편안한 방향으로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전자식으로 승차감이 조절되는 서스펜션(현가장치)을 ‘스포츠 모드’에 놓으면 핸들링이 약간 빨라졌다. 실내의 스위치나 버튼의 조작감도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차종의 수준에 올랐다. 내년 1월 8일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4500만 원 안팎이 될것으로 예상된다.
○ 렉서스와 차별화가 성공의 열쇠
현대차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차종으로 제네시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중국 자동차와 일본 자동차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일부 작용했다.
올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약 60만 대로 지난해보다 76.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경이면 중국산 자동차가 한국산 중소형차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도요타는 높은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올해 생산량이 900만 대를 넘어서는 정상급 자동차업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차가 내놓은 제네시스는 성능과 품질, 운전감각이 렉서스의 중형세단인 ‘GS350’과 흡사해 일단은 성공작으로 보인다.
다만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렉서스와 차별되는 제네시스만의 ‘색깔’이 다소 부족해 해외 시장에서 ‘한국판 렉서스’를 어떻게 구매로 이어지게 할지가 가장 큰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현대차와 달리 높은 미국 판매 가격(4만 달러대 예상)도 부담되는 대목이다.
제네시스 제원표-V6 3.3 V6 3.8V8 4.6배기량(cc) 3342 3778 4637최고출력(마력) 262 290 380최대토크(kg·m) 32.2 36.5 미정0→100km/h 가속력(초) 7.6 7.0 미정연료소비효율(km/L) 10.0 9.6 미정길이(mm)4975너비(mm)1890높이(mm)1480타이어 규격225/55R/17 또는235/50R/18최고속도(km/h)210(제한장치 작동)변속기6단 자동공기저항계수(Cd)0.27자료: 현대자동차
화성=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