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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피플&피플즈/‘다시마 박사’ 오중협 학장

입력 | 2007-12-06 07:44:00


“백령도에서 생산되는 다시마의 우수성을 알리는 연구 결과를 많이 발표하면 자연스럽게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하대 의대 오중협(61) 학장은 인천 옹진군 백령도 어민 사이에서 ‘다시마 박사’로 통한다.

안과 전문의인 그가 다시마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 가을.

진료를 위해 백령도를 찾은 오 학장은 꽃게가 잡히지 않아 빚더미에 앉게 된 어민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당시 중국 어선은 대규모 선단을 이뤄 백령도 인근 우리 측 어장과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들며 닥치는 대로 꽃게를 남획해 어장은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었다.

“어민들의 속사정을 듣고 난 뒤 안정적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게 됐어요.”

그러던 중 오 학장은 청정해역인 백령도에서 다시마 양식이 안성맞춤이란 생각을 떠올렸다. 남해안처럼 적조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수온도 낮아 고품질의 다시마를 양식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특히 오 학장은 다시마에는 항암물질인 ‘푸코이단’이 많이 함유돼 잘 활용하면 여러 가지 상품을 만들 수 있어 어민 소득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백령도 다시마의 우수성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대량으로 다시마를 생산하더라도 판로가 없으면 어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

그래서 6월 옹진군과 인하대 의대는 ‘인하옹진 다시마연구소’를 설립했다.

현재 이곳에는 교수 4명과 레지던트 4명, 연구원 1명, 대학원생 1명 등 모두 10명이 백령도 다시마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다시마를 이용한 △비만 치료 △노화방지 △백내장 억제 △노인성 황반 변성 등 4가지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오 학장은 실험용 쥐를 이용해 다시마가 백내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임상 실험에 들어간다.

오 학장은 “그동안 연구를 통해 백령도에서 생산된 다시마가 다른 지역 다시마에 비해 칼슘 칼륨 등이 월등히 많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국내 한 의약업체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백령도 다시마에는 항암물질인 푸코이단이 100g당 10.28%가 함유돼 남해안 A지역 7.68%, B지역 7.16%보다 높은 함량을 보였다.

오 학장은 “대학이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찾는 것은 대학의 책무 중 하나인 봉사”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