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상징하는 멋진 건축물을 설계해 볼 생각입니다.”
영남대 건축학부 4학년 김도균(25) 씨 등 5명은 요즘 ‘설레는 고민’을 하고 있다. 대구 세계육상대회를 기념하는 상징 건축물이 세워지면 지구촌의 관심을 더 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김 씨 등이 이런 과감한 발상을 하게 된 것은 최근 현대건설이 전국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공모한 기술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무궁화를 주제로 150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설계해 대학원생들을 제치고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김 씨는 5일 “며칠 전 열린 시상식에서 큰 자신감을 얻었다”며 “이제 초고층 빌딩은 국제도시의 상징인 만큼 대구와 경북을 상징하는 빌딩 설계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와 경북지역 대학생들이 전국 규모의 각종 경시대회와 공모전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공모전에 입상하면 취업에도 유리할 뿐 아니라 전공실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장점 때문에 학생뿐 아니라 대학 측도 체계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조경학과 2학년 이상민(21) 씨 등 3명은 대산농촌문화재단이 주최한 ‘제4회 전국 대학생 농업논문 공모전’에서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돼 13일 시상식에 참가한다.
이 씨 등은 경북 영양지역의 담뱃잎을 말리는 창고인 황초굴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경일대 패션이벤트학과 4학년 박진현(26) 씨는 ‘공모전의 달인’으로 통한다. 박 씨는 최근 정부의 ‘FTA국내대책위원회’가 마련한 광고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았다.
박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규모의 각종 공모전에서 무려 16회나 입상했다.
대학원에 진학해 시각디자인을 공부할 계획인 그는 “공모전은 오직 실력으로 겨루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며 “공모전의 성격과 관련 정보를 파악해 준비하면 승산이 높다”고 말했다.
또 경북대 기계공학부 김동헌 씨 등 2명은 최근 대구기계부품연구원과 산업자원부, 대구시가 마련한 ‘제3회 전국 메카트로닉스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계명대 디지털영상전공 3학년 김영찬 씨 등 4명은 지난달 서울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학생 벤처창업 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영남대는 올해 공모전을 준비하는 270개팀에 4000여만 원을 지원했으며 입상한 팀에는 20만∼60만 원의 격려금을 줬다.
체계적인 지원 덕분에 지난해에는 37개팀이 입상했으나 올해는 본선에 진출한 109개팀 가운데 88개팀이 입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계명대는 지난주 공모전 입상자 100여 명을 초청해 ‘계명을 빛낸 얼굴’이라는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진우 총장은 “공모전 입상은 개인뿐 아니라 학교의 명예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공모전이나 경진대회를 준비하는 학생을 위해 공간과 예산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