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무혐의' 수사결과 발표로 BBK의 큰 파고를 넘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우상향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잇단 BBK 의혹 제기로 40% 대에서 30% 중·후반대까지 떨어졌던 이 후보의 지지율이 5일 검찰 수사 발표를 기점으로 다시 BBK 정국 전의 40%대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검찰수사 발표 직후인 5일 오후 문화일보가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44.7%로 지난달 27일 실시한 같은 조사 때(39.6%)보다 1주일여만에 5.1% 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날 한국경제신문과 중앙리서치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42.6%의 지지율을 기록해 지난달 22~23일 같은 기관 조사 때(38.5%)보다 4.1% 포인트(P) 올랐고, CBS와 리얼미터의 같은 날 조사(19세 이상 전국 남녀 800명 대상)에서도 45.3%로 1주 전 같은 조사 때의 39.2%에 비해 6.1%P 상승한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 무소속 이회창 후보의 경우 문화일보 조사에서는 20.8%로 지난주(21.0%)와 거의 비슷했으나, 나머지 두 조사에서는 직전 조사보다 7%P 이상 떨어진 13.1%의 지지율을 보여 검찰 수사 발표 이후 타격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문화일보 조사(16.9%)나 한국경제신문 조사(11.0%)에서는 소폭 하락했지만 CBS 조사에서는 6.9%P 올라간 18.5%를 기록하며 이회창 후보를 제치고 2위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들 세 조사 결과는 검찰 발표 이후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BBK 의혹으로 떨어져 나간 이명박 후보 이탈표의 U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동시에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일부 조사에서 3위로 떨어지기도 한 것은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던 이회창 후보측의 '불안한 후보론'이 검찰 수사발표 이후 힘을 잃어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나라당은 반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박형준 대변인은 6일 "정권 교체의 중심 세력이자 정통 후보가 이명박 후보라는 점이 거듭 확인됐기 때문에 이회창 후보로 건너갔던 세력들이 다시 돌아오면서 '이명박 대세론'은 더욱 공고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이런 추세를 이어 선거일까지 지지율 50%를 넘기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측은 검찰 발표에 따른 역풍이 조만간 불 것이라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곽성문 의원은 "국민을 얕잡아 보고 무서워하지 않은 검찰의 무혐의 발표가 역풍을 일으킬 것"이라면서 "어제는 검찰의 날로, 그 여파로 하루 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오를 수 있으나 '짜고친 수사' 등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내일, 모레쯤부터 강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 조사까지 지켜봐야 여론 변화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대선 국면이 지금까지의 BBK 김경준 국면에서, 검찰에 대한 정치적 외압이 있었느냐 여부로 옮겨갈 수도 있다"면서 "늘어난 부동층의 향배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BBK 수사결과와 관련해서는 문화일보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6.9%가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응답한 반면 '믿음이 간다'는 응답은 35.9%에 그쳤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