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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수 기자의 맛있는 테마]부천시 ‘옹화산방’

입력 | 2007-12-07 03:02:00


맨드라미 식초로 삭힌 생감자에 곰취 생밤 우엉 등을 얹어 먹는 쌈, 질경이 냉이 뽕나무 순에다 천연 양념으로 구운 닭다리 살 샐러드, 구절초 효소로 절인 장어구이…. 듣기만 해도 건강이 샘솟는 듯하다.

경기 부천시 ‘옹화산방’은 산야초(山野草) 시절(時節) 음식을 하는 집이다. 철마다 산과 들에 나는 야생초의 잎 뿌리 꽃 열매 등으로 음식을 만든다. 곰취는 예전부터 어린잎을 나물로 먹고 뿌리는 말려서 백일해 천식 요통 관절통 등에 써왔다. 구절초 역시 여성의 몸을 따뜻하게 한다 하여 한방에서 부인병과 위장병에 사용하는 약초.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 정기적으로 만나서 ‘세상 사는 이야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는’ 모임이 많이 있다. 이런 모임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집이다. “어라, 우리나라 음식에 이런 것도 있었네?” 하는 신선한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옹화산방 안팎에는 항아리와 다기(茶器)가 즐비하다. 항아리에는 장과 효소, 천연 양념이 들어 있다.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효소와 천연양념을 사용하는 게 이 집의 특징. 효소는 싱아 나리 찔레 앵초 무화과 둥굴레 등 수십 가지 식물의 꽃, 뿌리, 열매, 잎에 설탕을 넣고 3년 이상 발효돼 만들어진다.

대표 음식으로 근채쌈, 시절무침, 삼합, 장어구이, 송화다식 등이 있다. 근채(根菜)쌈은 야생초의 뿌리(根) 및 꽃과 잎(菜)으로 만들어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다. 시절무침은 야생초와 닭다리 살을 효소로 버무린 일종의 샐러드. 봄이면 진달래꽃 제비꽃이 들어가고 계절에 따라 꽃다지 민들레 우슬초 등으로 장식한다.

삼합이나 장어구이도 조리법이 독특하다. 삼합에 들어가는 돼지편육은 효소를 넣고 삶은 것이고 배추김치 역시 효소로 담근 것이다. 장어는 가을에 자생하는 국화 종류인 구절초를 10시간 달이고 여러 양념을 섞어서 발라 굽는다. 일반적으로 장어에 생강을 곁들여 먹지만 이 집에선 매실장아찌, 달맞이꽃과 함께 먹는다. 송홧가루로 만든 송화다식은 머리를 총명하게 한다 하여 옛날 왕자들의 간식으로 애용됐다. 이 밖에 부드러운 들깨탕, 붉은 백련초 가루로 반죽한 화전(花煎)도 좋다.

사장 정성란 씨는 “야생초는 생명력이 강하고 영양분도 재배 식물보다 많다”면서 “제철에 산과 들에서 채취한 자연의 맛을 음식에 담는다”고 말했다.

건강에만 좋은 게 아니라 맛이 좋고 모양도 화려해서 식도락가들을 만족시킨다. 모든 음식이 반짝이는 놋그릇에 담겨 나와 마치 조선시대 양반집에서 한상 차려 받는 느낌이다. 손님 접대나 가족모임, 친구모임 등에 좋다. 코스가 1만7000원, 2만7000원, 3만7000원 세 가지.

경기 부천시 오정구 여월동 138의 1. 서울 양천구나 구로구에서 멀지 않은 부천종합운동장 근처에 있다. 032-678-6506

맛★★★ 분위기★★E 가격★★ (★★★좋음 ★★보통 ★안 좋음)

신연수 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