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씨의 아내 이보라(사진) 씨가 김 씨의 권유로 검찰에 자수하기 위해 최근 한국행 항공편을 예약했다 취소한 사실이 6일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딸 알렉산드리아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출발해 2일 오전 6시 20분경(한국 시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대한항공 KE012편을 예약했으나 탑승하지 않았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발표를 사흘 앞둔 때였다.
또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이날 오후 5시경 인천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KE024편도 딸과 함께 예약했지만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항공편 모두 딸 이름으로 예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이어 이날 오후 로스앤젤레스 모 공항에 모습을 나타냈지만 끝내 한국행 비행기에 타지 않았다.
이 씨가 이처럼 한국 입국을 시도했던 것은 딸 알렉산드리아를 보고 싶어 한 김 씨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를 받던 김 씨가 딸을 보고 싶은 마음에 주가 조작 공범이기도 한 이 씨의 선처를 요청하자 검찰이 김 씨의 처지를 고려해 ‘묘수’를 알려 준 것.
검찰은 김 씨에게 “이 씨가 기소 중지돼 있어도 (남편이 이미 구속돼 있어) 이 씨가 자수하면 부부를 모두 구속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가 불구속 수사를 받게 되면 김 씨는 딸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남편에게 불리해지는 상황에 두려움을 느낀 이 씨가 마음을 바꾸면서 가족 상봉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씨의 아버지는 이두호 전 보건사회부 차관이며 여동생은 법조인이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