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7일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의 기획입국설과 관련,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당내에 진상조사단을 공식 발족시켜 자체 조사에 착수하는 동시에 검찰에 대해서도 대규모 수사팀을 꾸려 즉각 수사에 착수하라고 압박했다.
당 지도부는 특히 `한국의 고위 관리가 미국 구치소에서 김경준과 거래했다'는 언론보도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대통합민주신당과 정동영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남은 대선 기간 이 문제를 쟁점화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간 이명박 후보의 발목을 잡아 온 `BBK의 망령'을 역으로 이용해 신당에 치명상을 안겨주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김경준 입국을 둘러싼 정치공작설의 정체가 밝혀지고 있다"면서 "보도에 의하면 한국 관리가 김경준을 면회했다고 하는데 검찰은 즉시 검사를 미국 현지에 파견해 면회자가 누구인지 밝혀야한다. 면회기록만 조사하면 쉽게 밝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경준의 검은 배후가 누구든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해야 한다"면서"이 땅에서 정치공작이 영원히 없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사이드 더 월드'에 보도됐다는 김경준 아버지 김세영 장로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김세영 장로가 간증한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김 장로가 `여권의 실세들을 너무 믿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다녀갔다고 한다', `이명박만 떨어뜨리면 정동영 후보가 당선된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하는데 그 발언이 사실이라면 (범여권이) 광범위하게 정치공작을 한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 고위 인사가 김경준을 면회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기획입국설이 사실이라는 얘기가 된다"면서 "모종의 정치공작이 없었다면 미국에 남겠다고 인신보호 청원까지 냈던 김씨가 느닷없이 대선을 앞두고 귀국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정동영 후보가 직접 김경준과의 거래가 있었는지, 또 기획입국을 사주했는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면서 "대선 후에도 정치공작의 배후를 끝까지 추적해 단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 개인에 대한 독설도 잇따랐다.
김학송 전략기획본부장은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정 후보를 겨냥, "사기꾼을 칭송하는 추태를 보이는 사람이 과연 대통령 후보가 될 자격이 있느냐"면서 "비록 노무현 정부의 황태자였지만 `국정실패에 대한 책임은 지기 싫다'며 아버지 같은 참여정부를 팔아먹은 후레자식이나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정 후보가 어제 TV토론에서 보인 거친 매너는 마치 처용무를 추는 주인공과 같았다"고 말했고, 나 대변인은 "정책과 비전, 예의가 없는 `3무(無) 후보'인 정 후보의 인신비방과 흑색선전은 선거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 대한 공세의 고삐도 늦추지 않았다.
안 원내대표는 "오늘 이회창씨가 사즉생의 각오로 대선완주 의사를 밝힌다고 하는데 정치적, 인간적으로 사는 길을 가지 않고 죽음의 길로 가는 것을 한나라당 동지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 측은 대세론 굳히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대선정국의 마지막 변수로 꼽혔던 `BBK 뇌관'을 무난하게 돌파한 만큼 남은 기간 각계각층의 지지선언 유도와 함께 지지율 제고를 통한 대세몰이를 통해 압승을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BBK 여파로 30% 중후반대까지 떨어졌던 이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5일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 이후 우상향 곡선을 타기 시작해 현재 40% 초중반대까지 치고 올라간 상태로, 이전의 50% 수준까지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물론 시한은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허용되는 13일 이전까지다.
한편 86아시안게임 수영 3관왕 최윤희 씨와 양궁 스타 김수녕 씨 등 체육인 171명과 대한민국무술총연합회 임원단은 이날 여의도 당사를 방문,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