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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후보단일화 무산 위기

입력 | 2007-12-07 16:48:00


17대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꼽혔던 범여 후보 3인의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단일화를 위해 중재에 나섰던 시민사회 원로 '9인 모임'은 양측이 단일화 시점과 토론회 횟수 문제로 밀고당기기를 계속하자 6일 밤 '중재중단'을 선언, 단일화 움직임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것.

더욱이 중앙선관위가 "정당이 주최하는 단일화 토론회를 생중계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며 방송사가 주최하는 토론회 역시 후보 단일화만을 목적으로 개최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해 문 후보측이 단일화의 전제조건을 내걸었던 TV토론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정 후보측 민병두 전략기획위원장과 문 후보측 정범구 선대본부장이 이날 밤 늦게 비공개 회동을 갖고 단일화를 위해 지혜를 짜내려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측 민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관위의 결정사항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다른 후보들에게도 공정한 토론 기회를 제공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며 "단일화에 대한 의지만 있으면 모든 수단과 아이디어를 동원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어떤 결론이 나오든 7일 중으로 결판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측 김갑수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을 갖고 중앙선관위의 단일화 토론회 방송 불허 결정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해 대한민국 모든 방송사에 토론할 기회를 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접촉한 10여 곳의 방송사 가운데 현재까지는 단 한군데도 찬성해줄 수 없다고 한다"며 "하지만 문 후보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찾아봐라'고 주문해 또 다른 방법이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배고파도 물을 끓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오늘까지 방법을 찾아보고 늦어도 내일 오전에는 가타부타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선 부재자 투표가 13,14일 양일간 실시되기 때문에 양측은 7일 밤까지 가부간의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지만 현시점에서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두 후보측이 TV토론 없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전격 합의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성사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이런 가운데 문국현 후보는 이날 대전 중앙시장 유세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에서 토론절차를 별로 권장하지 않으니 남은 건 정 후보 스스로의 결단"이라며 "정 후보가 현 정부의 황태자로서 실정을 인정하고 백의종군하겠다면 모든 게 달라지지만 그렇지 않고 참여정부 공적만 본인 것이고 실정은 끝내 안받겠다면 별로 대화가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정 후보에 대해 사실상의 양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정 후보측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측이 단일화를 하지 않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는 것 같다"며 "막판에 가서 정 후보에게 결단하라고 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하고 "그러나 오늘이 지나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 의지와 진정성을 갖고 협상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 단일화와는 별도로 민주당내에서 세력통합은 배제하더라도 정 후보와 단일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이인제 후보의 지지율이 1% 안팎으로 미미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을 완주하기보다는 민주개혁진영에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최인기 원내대표와 이상열 정책위의장은 8일 이인제 후보와 박상천 대표를 만나 범개혁세력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결단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앞서 신당과 민주당간 물밑접촉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중도개혁정권을 세우고 부패세력에 정권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인제 후보가 깨끗하게 사퇴하고 정동영 후보 지지선언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힘을 얻고 있다"며 "신당쪽이 통합 합의를 깬 것 등 문제가 없지 않지만, 큰 가치를 위해 작은 차이를 희생하고 모든 기득권을 버린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채일병 의원 등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후보통합추진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양당 지도부는 범여권 후보통합만이 민주정권을 지키는 길임을 인식해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대선에서의 필승을 위해 후보통합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