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화 주역… “건설! 다시 일으켜야죠”
샐러리맨 생활 40여 년 만에 기업의 오너가 된 주인공이 있다.
임승남(69·사진) 전 롯데건설 사장이다. 그는 올해 10월 대구 소재 중견건설회사인 영남건설을 인수해 건설업계로 돌아왔다.
“롯데에 입사한 뒤 사장을 거쳐 우림, 반도 등의 최고경영자(CEO)까지 해 봤지만 항상 내 사업을 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준비를 거쳐 이제야 소신껏 일할 수 있게 된 거죠.”
임 회장은 1964년 일본 롯데의 공채 1기로 입사해 1979년 롯데햄·우유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음료, 제과, 호텔, 쇼핑 등 롯데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CEO만 25년 동안 맡아 왔다.
특히 그는 1998년 롯데건설 사장을 맡은 뒤 외환위기로 주택시장이 극도로 침체돼 있던 상황에서 ‘롯데캐슬’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손수 만들었다. 국내 주택시장의 고급화를 최초로 선언한 셈이다.
이 덕에 그는 취임 5년 만에 400%가 넘는 부채비율과 아파트사업 부진으로 고전하던 시공능력 18위(매출 7200억 원)의 롯데건설을 건설업계 8위(매출 2조7000억 원)로 급성장시켰다.
임 회장은 영남건설에서도 이 같은 ‘신화’를 다시 한 번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롯데건설에서 함께 일했던 이용수(56) 전 이사를 사장으로 영입했다. 이들은 요즘 주택시장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고민 중이다.
이 사장은 “캐슬이 외부와의 단절을 통한 차별화였다면 이제는 성(城) 안에 사는 사람 하나하나가 모두 귀족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영남 지역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주택 사업을 펼치며 영남건설을 전국적인 건설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또 중동, 러시아, 중국, 일본 등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 수년 안에 시공 순위 100위권에 드는 것이 목표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