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용의차량7일 경찰 과학수사대 소속 경찰관들이 경기 화성시 장안면 독정리의 논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된 인천 강화도 총기탈취 사건 용의 차량을 주변 주유소 주차장으로 옮겨 정밀 감식하고 있다. 경찰 확인 결과 이 뉴코란도 승용차는 10월 경기 이천시에서 도난당한 차량으로 확인됐다. 화성=연합뉴스
경찰, 강화 총기탈취범 몽타주 작성…키 175cm 30대男 현상금 2000만원
《인천 강화도 총기류 탈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7일 “범인이 (범죄와 관련해서) 전문성과 전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돼 동종 전과자와 특수부대 출신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합수본부는 특히 용의자가 경비초소 위치와 근무 교대시간 등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범행 지역을 경비하고 있는 해병부대의 최근 전역자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
치밀한 계획-잔인한 수법… 동종 전과자 추정
이동시간대 통화 분석… 공범 가능성도 조사
또 합수본부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키가 170∼175cm인 30대 중반 남성 용의자의 몽타주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하고 현상금 2000만 원을 내걸었다.
합수본부는 이날 경기 화성시 장안면 독정리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된 용의 차량에 대해 정밀 감식을 벌였으나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할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촬영 : 전영한 기자
하지만 용의 차량에서 발견된 ‘9118’로 변조된 ‘9148’호 번호판을 추적한 결과 범인이 10월 11일 이 차량을 경기 이천시 J자동차센터에서 훔친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용의자는 10월 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도난신고 된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이 매매센터에 들러 “코란도 차량을 시승해 보겠다”며 용의 차량인 뉴코란도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합수본부는 그랜저 승용차에서 수거한 목장갑에서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DNA)를 확보해 강화도 범행 현장에서 수거한 모자에 묻어 있던 혈흔과 대조 작업을 하고 있다.
또 사고 발생 직후인 6일 오후 6시 10분경 경기 김포시 양촌면 양곡초교 옆 골목길에서 범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승용차 뒷면에 붙어 있던 ‘대리운전’ 글자를 떼어냈다는 제보에 따라 현장에서 대리운전 글자 조각과 깨진 후미등 조각을 수거해 지문 감식을 하고 있다.
합수본부는 10월 11일부터 범행 당일까지 전국 주요 도로에서 과속카메라에 단속된 ‘9148’과 ‘9118’ 번호의 차량 12대를 찾아내 용의 차량과 대조 작업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범인이 도주하면서 휴대전화를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도주 경로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초지리∼서서울요금소∼청북요금소∼화성시 장안면 일대에서 범행 시간 이후 공통적으로 사용한 휴대전화 번호도 검색 중이다.
합수본부는 용의자가 이재혁(20) 병장에게서 총기를 빼앗은 뒤 박영철(20) 상병의 총기도 뺏으려 했던 것으로 미루어 범행 현장에는 없었지만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합수본부는 인하대 병원에 입원 중인 이 병장을 상대로 범행 당시 상황을 조사한 결과 범인이 교통사고로 위장해 이 병장에게 접근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 병장은 “범인이 박 상병을 차로 친 뒤 다가와 ‘교통사고를 내서 미안하다. 다친 데는 없느냐’고 물으며 총을 빼앗으려고 했다”며 “내가 저항하자 범인이 칼로 옆구리와 입술 등을 찔러 10m 정도를 끌려가다 총을 빼앗기고 갯벌로 떨어졌다”고 진술했다.
강화=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촬영 : 전영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