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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등급제”…언수외탐 1등급 644명

입력 | 2007-12-08 03:01:00


수리‘가’ 3점짜리 1개 틀려도 2등급… 1문제로 등급 오르락내리락

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리 ‘가’형은 사실상 만점을 맞아야 1등급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등급제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7일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고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전 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전체 응시자의 0.11%인 644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6, 9월 모의평가의 800명 선보다 줄어든 수치다.

채점 결과 등급별 비율은 영역별로 대체로 기준과 비슷했으나 수리 ‘가’형과 일부 탐구영역은 과목별로 다소 들쭉날쭉했다. 쉽게 출제된 수리 ‘가’의 1등급 비율은 4.16%로 기준과 비슷했으나 2등급은 10.08%로 기준(7%)보다 3%포인트 이상 벗어나 난이도 조정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입시기관들은 수리 ‘가’의 1등급 구분 원점수를 98점(미적분 기준)으로 추정했다. 이는 만점을 받거나 쉬운 2점짜리 문항 한 개를 틀려야 가능한 점수로, 3점 또는 4점짜리 문항을 하나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진다.

한의대에 가기 위해 반수(半修)를 했다는 김의창(20) 씨는 “지난해와 똑같이 3점짜리 한 문항을 틀렸는데 올해는 의대나 한의대에 아예 지원할 수 없게 됐다”면서 “한 문제로 등급이나 지원 대학이 바뀌는 등급제는 점수제보다 가혹하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고 3학년 조한빈(18) 군은 “최상위권 중에는 3점짜리를 틀려 아예 정시 지원을 포기하고 재수 준비를 하는 친구도 있다”며 “모두 1등급 받는 학생을 빼곤 등급제에 다 불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교육인적자원부와 평가원에는 등급제의 불합리성을 지적하고 답안지 열람과 원점수 공개를 요구하는 항의가 잇따랐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수리 ‘가’형 만점자는 3.9%로 추정된다”면서 “상위권 학생 중 2점짜리를 틀리는 경우는 200∼300명에 불과해 사실상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 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