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무는 질문… 소크라테스식 문답수업
미국 로스쿨은 3년 코스의 법조인 훈련원이다.
특히 1학년 과정이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첫해에는 강도 높은 수업으로 학생들의 경쟁심을 부추겨 자질을 시험한다. 과연 법조인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지를 뒤돌아보게 하고 진급 여부를 결정짓게 한다.
1학년들은 계약법 민법 형법 민사소송법 재산법 등 기본법 과목과 법률문서작성 세미나 같은 수업을 필수로 듣게 된다. 수업은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진행된다. 교수가 던지는 질문에 답을 하면 그 답에 대해 또 다른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논술시험으로 학년을 마무리하게 된다. ‘차를 몰던 A가 자전거를 탄 아이 B를 피하려다 전봇대를 들이받는다. 1km 전방의 모든 전기 공급이 끊기고 혼자 사는 C가 촛불을 켠다. 그런데 몰래 들어온 옆집 고양이가 초를 엎어 화재가 발생한다.’ 이 경우 누가 누구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상대방의 반박은 어떤 것인지, 어떤 판례를 인용해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가를 논하라는 식의 시험이다.
2학년 때는 헌법 상법 형사소송법 같은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을 듣게 되는데 이때 자신의 전공이 결정된다. 학교 수업 외에도 모의법정, 법률 리뷰, 법률 저널 등의 활동을 하며 전문성을 쌓는다. 방학을 활용해 얼마나 실무 감각을 익히느냐는 자신의 몫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방학 때 로펌이나 법원 등에서 실무 트레이닝을 받는다.
3학년은 실질적으로 취업 준비 기간이다. 많은 경우 그동안 실무를 익혔던 곳으로 취업하기 때문에 2학년 때 어느 곳에서 인턴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렇듯 로스쿨의 임무는 준비된 법조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앞으로 문을 열 한국 로스쿨도 기존 법학대학과 대학원의 수준을 뛰어넘어 특성화 전략과 다양성을 가진 진정한 전문 로스쿨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김하나 국민대 겸임교수· 법무법인 중앙 미국변호사(샌타클래라 J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