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감귤 가격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노지(露地) 감귤이 하락세를 보인 반면 브랜드 상품은 고가를 유지하는 것.
제주도는 감귤 출하 초기인 10월 중순 노지 감귤 대도시 공판장 평균 경락 가격이 10kg당 1만9900원까지 올라갔다가 하락해 최근 6400원에 거래됐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3000원 선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2002년 이후 최저 가격.
그러나 고유 상표로 출하되는 ‘불로초 감귤’ ‘탑프루트 감귤’ ‘황제감귤’ 등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브랜드 감귤은 당도가 11도를 넘는 상품만 선별한 것으로 10kg당 대도시 공판장 경락 가격이 5만∼6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김경식 전 중문농협 조합장은 “제주 감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크기보다 당도를 기준으로 선별해 출하해야 한다”며 “광센서로 단맛과 신맛, 크기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선별하는 비파괴 선과기 확대 보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제주도 윤창완 감귤정책담당은 “사과 감 등 경쟁 과일이 풍작을 이룬데다 감귤 당도가 지난해보다 낮아 소비자 선호도가 떨어졌다”며 “당도 위주 감귤 출하에 공감하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선뜻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제주산 노지 감귤 생산 예상량은 65만 t. 이 가운데 44만 t이 상품으로 출하되고 나머지는 가공용 등으로 쓰인다.
제주도는 감귤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기관 단체 등의 협조를 구하며 대대적인 감귤소비운동을 펼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