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이 국내 최대 가전 유통회사인 하이마트를 인수하고 유통업에 진출한다.
김재식(58·사진) 유진그룹 부회장은 10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리아CE홀딩스와 하이마트를 1조9500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지분양수도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자금은 농협 등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절반을 조달하고, 나머지 절반의 65∼70%는 유진그룹이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유통 관련 업체 2곳도 전략적 투자자로 나선다.
“하이마트의 중국 진출을 추진하는 등 하이마트를 동아시아 1위 가전 유통회사로 키울 계획입니다. 전국의 32개 레미콘공장 터를 활용한 대형 가전제품 쇼핑몰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유진그룹은 올해 로젠택배(2월), 서울증권(3월), 한국통운 및 한국GW물류(8월) 등 7개 회사를 인수하면서 금융, 물류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이번 하이마트 인수를 통해 유통업에도 발을 들여놓게 됐다.
김 부회장은 “금융 물류 유통 분야가 유진의 신성장동력”이라며 “이 분야 일반고객 대상(B2C)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에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업계 선두 기업 △신성장 분야의 저평가 기업 △그룹의 전문성과 시너지가 예상되는 회사를 M&A 후보로 꼽았다.
그는 “전문 건설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건설사 인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서울증권은 내년 유진투자증권으로 사명(社名)을 바꾸고, 5년 내 증권업계 7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른 증권사의) M&A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통운 인수설과 관련해서는 “현재 업태와 상충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 부회장은 “내년 매출액이 4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재계 30위권의 중견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그룹의 지난해 매출액은 7700억 원이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