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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李-昌 3각 대립…현안마다 격론

입력 | 2007-12-11 23:21:00


11일 저녁 열린 두 번째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한나라당 이명박,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사안마다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히 오차 범위내에서 지지율 2, 3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정동영 이회창 두 후보는 막판 뒤집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위장전입' 등을 고리로 선두주자인 이명박 후보를 거세게 몰아 붙였고, 대세 굳히기에 나선 이명박 후보는 두 후보의 논리적 약점을 파고들며 반격에 나서 '질문-답변-반박-재반박'의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다만 정동영 이회창 두 후보가 주제와 관계없이 `BBK 의혹'을 물고 늘어지며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 공격에 집중했던 지난번 1차 토론회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무차별적 네거티브 보다는 정책을 파고드는 방식을 통해 우회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지난 5일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 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위로 내려 앉은 이회창 후보는 교육공약 등에 있어 정동영 후보를 공격하는 모습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모두 발언부터 신경전 = 모두 발언부터 `불꽃튀는' 신경전이 감지됐다.

정동영 후보는 "정직과 신뢰, 이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핵심 조건"이라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누가 더 깨끗한 능력으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이끌 수 있는지 지켜봐 달라"며 은연중에 `이명박 후보=부도덕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애썼다.

이회창 후보는 "위장취업, 위장전입, 탈세 경력을 가진 후보가 어떻게 `거짓말 하지 말라'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면서 "지난 5년 간 나라가 망가지다시피 했는데 정권의 핵심으로 이 정권에 참여했던 사람은 책임에 대해 사과하기 전에 시대의 변화를 말할 자격이 없다"며 이명박, 정동영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명박 후보는 강화도 총기탈취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경험없고 무능하며, 무책임하고 말만 하는 정권이었기 때문에 국민을 불행하게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임기말에 다른 신경은 쓰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마지막 총력을 다해달라"며 참여정부 실정을 꼬집는 것으로 방어막을 쳤다.

◇교육공약 열띤 공방 = 참여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인 `3불정책'(본고사,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과 공교육 정상화 해법, 특히 특목고 및 자율형 사립고 확대문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또 세 후보 모두 대학평준화에 대해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명박), "대학평준화에 반대한다"(정동영), "하향평준화를 위한 폐단"(이회창) 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으나 고교평준화 문제에 있어서는 이견을 드러냈다.

이명박 후보는 "지금 교육에 있어 학생, 학부모, 학교 그 누가 만족하느냐"면서"노무현 정부가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명목하에 수능등급제를 처음으로 시행했는데 모두가 혼란에 빠졌다. 교육 문제는 노무현 정부의 책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 대학교육 자율화 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이 후보가 자사고(자율형 사립고) 100개를 설립하겠다고 하면서 사교육비는 절반으로 줄인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면서 "자사고에 보내기 위해 유치원부터 경쟁이 시작되고 결국 사교육비가 폭등하게 된다. 자사고에 못들어가는 95% 학생들의 열등감은 어떻게 해소하겠느냐"며 자율형 사립고 공약 폐기 여부를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회창 후보는 "이명박 후보가 3불제를 폐지하겠다고 화끈하게 선언하더니 본고사는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하는데 처음 말과 뒤에 말이 다른 전형적인 `왔다갔다'의 모습"이라면서 "수능등급제는 일종의 연좌제인데 인정하는 것은 좀 이르다. 왔다갔다 하는 정책은 정말 국민을 피곤하게 한다"고 일갈했다.

그러자 이명박 후보는 "모든 후보가 제 정책을 자세히 안 본 것 같다"면서 "이회창 후보가 수능등급제에 대해서도 (내가 인정하는 것처럼) 말했는데 나는 분명히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율형 사립고 문제도 학교가 많아지면 들어가는 것도 쉬워지고 과외도 필요없게 된다"고 반박했다.

이에 질세라 이회창 후보는 "저는 고교등급제 폐지가 빠르다는 것을 말한 것인데 이명박 후보는 수능등급제로 혼동해 들었다"며 이명박 후보의 말을 되받아쳤다.

이밖에 정동영 후보가 자신의 발언시간을 활용, "자사고 100개를 만들면 사교육지옥에 들어간다. 운하재앙 보다 자사고 재앙이 크다"며 거듭 비판하고 나서자 이명박 후보는 "내 공약을 알면서 오해하는 것 같다"고 받아치면서 "정동영 후보가 세계적 대학을 15개나 만든다고 하는데 착각이다. 대학은 스스로 경쟁을 통해 좋은 대학이 돼야 한다"며 역공을 펴기도 했다.

◇`李 위장전입'.부패 공방 = 이회창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 의혹과 자녀 위장취업 의혹 등을 겨냥, "사회기강을 바로잡고 부패를 방지하는 전담기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사회의식이 중요하다"면서 "거짓말하고정직하지 못하고 원칙을 바꾸는 지도자가 있으면 법 질서와 사회기강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동영 후보는 "나라가 바로 서려면 지도자가 깨끗해야 하고 지도자가 모범이 돼야 한다"면서 "이명박 후보가 정치공세를 하지 말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이번 선거는 명백히 거짓과 진실의 대결이며, 중간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강남 8학군에서 학부모들이 아들 딸을 학교 보내려고 위장전입을 했다가 교육청이 단속에 나서자 `대통령 후보도 하는데...'라며 반발했었다"면서"특히 이명박 후보가 아들 딸도 위장취업 시켰는데 힘없고 빽 없는 서민이 탈세한 뒤 몇 년 뒤에 내면 무사하겠느냐"고 일갈했다.

이에 이명박 후보는 "정동영 후보는 정책보다 네거티브가 심한 것 같다"며 불쾌감을 표출하면서 "저는 최장수 CEO를 했고 서울시장을 4년이나 지내는 등 인정을 받고 일했다. 정치꾼이 그런 말을 만드는 것 같은데 대통령이 되면 검은 돈 눈먼 돈을 제도적으로 막고 공직자에 대한 징계수위를 높여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