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외 프로골프 결산
한 장 남은 달력이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게 하는 요즘이다.
올 시즌 미국과 한국 프로골프는 한마디로 ‘독주’라는 단어로 요약될 것 같다. 대형 스타들이 주요 투어에서 우승과 상금을 휩쓸어서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서 발간하는 ‘프리미엄 클럽에이스’에서 국내 골프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 한 해 골프 주요 이슈에서도 이런 특징이 두드러졌다.
○ ‘황제’ 우즈 7승-‘여제’ 오초아 8승 독주
타이거 우즈(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7승을 거두며 상금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8승에 역대 최고인 436만4994달러를 벌어들였다.
미국의 스포츠전문 방송 ESPN은 최근 ’누구에게 더 최고 시즌이었나’라는 기사를 통해 이들의 성적을 상세히 비교한 결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둘 다 메이저 대회에서 1승을 기록한 가운데 메이저 평균 순위는 우즈가 4.25위였고 오초아는 4.75위였다. 오초아의 상금 총액은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의 242%에 해당될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우즈는 2위 필 미켈슨(미국·581만9988달러)보다 86.7%가 많았다.
○ 최경주 V2… 박세리 명예의 전당 입성
최경주(나이키골프)는 PGA투어의 메이저급 대회인 메모리얼 토너먼트와 AT&T 내셔널에서 2승을 거두며 세계 정상의 기량을 과시했다. 시즌 상금 458만5859달러로 미국 진출 최고인 상금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제 최경주는 메이저 우승이라는 목표를 정조준하고 있다. 박세리는 아시아 여자 선수로는 최초이자 최연소(30세)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며 한국 골프의 위상을 끌어올렸다. 1998년 LPGA투어에 데뷔해 미지의 땅을 개척한 박세리는 “어릴 적 꿈이 이뤄졌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김경태-신지애 ‘신기록 제조 남매’
‘괴물 신인’ 김경태(신한은행)와 ‘미소 천사’ 신지애(하이마트)는 올 시즌 각종 기록을 갈아 치우느라 바빴다. 김경태는 국내 프로골프 신인 최초로 개막전 우승에 이어 2연승을 올리더니 역대 최고인 시즌 상금 4억4276만 원으로 상금왕에 등극했다.
신지애는 국내 여자프로골프에서 역시 사상 최다인 9승에 6억7454만 원을 기록했고 프로 데뷔 후 최단기간에 통산 상금 10억 원을 돌파했다.
○ 미셸 위-소렌스탐-박지은 부진 늪
미셸 위는 ‘고의 부상’ 의혹 등 온갖 구설에 시달리며 LPGA투어 8개 대회에서 톱 10에 한 차례도 들지 못한 채 3연속 예선 탈락과 두 차례 기권 등으로 극도로 부진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역시 허리 통증 속에 12개 대회에 나섰지만 신인 때인 1994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단 1승도 없이 시즌을 끝내는 수모를 겪었다.
한때 박세리 김미현과 함께 ‘빅 3’로 불리던 박지은은 올해도 슬럼프 탈출에 실패해 15개 대회에서 톱 10에 단 한 차례도 들지 못한 채 상금 87위(10만355달러)로 시즌을 마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누리꾼 검색 1위도 우즈…야후코리아 선정▼
야후코리아 올해의 골프선수 검색 순위1타이거 우즈(미국)2최경주(나이키골프)3박지은(나이키골프)4박세리(CJ)5최나연(SK텔레콤)
올 한 해 누리꾼의 인기를 얻은 골프 스타는 누구일까.
야후코리아의 2007년 골프선수 인기 검색 순위에 따르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위를 차지해 사이버 공간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우즈는 올 시즌 눈부신 성적 속에 6월 첫딸 출산으로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우즈 집’도 주요 검색어로 등장했다. 지난해 미국 피터아일랜드에 400억 원짜리 초호화 저택을 구입했으나 올 7월 갑작스럽게 화재를 입은 뒤 2층짜리 집을 새로 지으면서 세간의 화제가 된 것.
올 시즌 미국PGA투어에서 최고 시즌을 보낸 최경주는 2위에 올랐다. 고향 전남 완도에서 익혔다는 그의 벙커 샷도 누리꾼이 즐겨 찾은 검색어였다. 3위는 극도의 슬럼프에 빠진 박지은이 예상 밖으로 이름을 올렸다
4위는 박세리가 꼽혔는데 명예의 전당 입회와 남자친구 공개로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번 발표에서 10위 이내에는 최나연(5위), 홍진주(8위), 내털리 걸비스(9위) 등 여자선수가 8명이나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국내 여자프로골프에서 9승을 거둔 신지애(하이마트)는 11위에 머물렀고 국내 남자프로골프 ‘괴물 신인’ 김경태(신한은행)는 14위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