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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인사잡음… ‘빅3 이슈’는 차기정부로

입력 | 2007-12-18 03:01:00


■방송언론계 대선이후 전망

《19일 대선 이후 새 정부의

윤곽이 잡히면 MBC KBS 사장과

방송위원 등 방송계 요직에도 적지

않은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2년 노무현 정부가 들어설 때

김대중 정부가 임명했던

KBS MBC 사장을 임기 만료 전

교체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유사한 양상이

빚어질 것으로 방송계는 보고 있다.

반면 KBS이사회,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방송위원회 등에 현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이들이 이미 포진하고

있어 새 정부가 간섭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현 정부가 한국언론재단

이사장과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장

등 임기 만료를 앞둔 자리를

‘막판 보은 인사’로 채우려 한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 방송미디어계 인사 요동

언론재단이사장 - 방송산업진흥원장

후임 선출 싸고 친노 보은인사 논란

대선후 방송사장 등 큰폭 교체 예상

○MBC 사장과 KBS 사장은?

최문순 MBC 사장은 내년 2월 임기가 끝난다. 최 사장이 연임을 위해 대주주(방문진)를 설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MBC 내부에서는 지난 인사에서 최 사장과 겨뤘던 엄기영 앵커를 비롯해 지방 MBC K 사장과 모 방송위원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사장을 선임하는 방문진 이사 9명이 현 정부에서 선임된 데다 임기도 2009년 8월까지여서, 차기 사장에게 새 정부의 영향력이 얼마나 미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설 때 당시 김중배 사장은 임기가 2년 넘게 남은 상태에서 사퇴했다.

정연주 KBS 사장의 임기는 2009년 11월까지로 새 정부가 출범하고도 한참 뒤다. 정 사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바위처럼 견디며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혀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박권상 전 KBS 사장이 현 정부의 출범 이후 임기 만료 70여 일을 앞두고 사퇴한 사례로 볼 때 상황에 따라 정 사장이 새 정부에서 임기를 다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연주=노무현’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데다 지난해 11월 연임 당시 빚어진 ‘사장추천위원회’ 파동 등이 정 사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차기 사장으로는 KBS 임원 출신 K 씨, A 씨와 H 씨, KBS 전 이사인 K 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방송위원들의 임기는 2009년 6월 끝난다. 임기를 무시할 경우 방송의 독립성을 훼손한다는 반발을 살 수 있어 새 정부도 입김을 자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무현 정부의 방송 정책에 앞장서 온 최민희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물러나기보다 자기 역할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신문발전위원회 장행훈 위원장(임기 2008년 11월)과 신문유통원 강기석 원장(2008년 10월) 등 신문 관련 기구 수장들의 변화도 예상된다. 문화관광부는 두 기구의 업무가 중복된다는 이유로 한국언론재단 등과 통합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으며 대선 후보들도 이들 기구의 개편을 포함한 관련 법 개정을 내세우고 있다.

○‘친노 인사 내정설’ 뒷말

문화부 산하 한국언론재단은 20일 이사회에서 차기 이사장을 선출하며 상임 이사 3명도 함께 교체한다.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은 문화부가 임명하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 측이 새 이사장을 내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부는 2005년 이사회가 내정자 대신 다른 이사장을 선출하자 임명을 거부했으며 결국 내정자가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번에 새 이사장에는 일간지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인 ‘친노’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정권 막판 보은 인사’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언론재단의 한 관계자는 “새 임원 선출은 관례상 12월 말 열리는데 이번엔 대선 직후 이사회를 열어 서둘러 처리하려 한다”며 “부적격 인사를 차기 임원으로 선출하려는 행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화부가 임명하는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 원장의 경우도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유균 원장의 후임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보은 인사 논란이 나왔다. KBI는 지난달 28일 공모를 마감해 방송사 출신 K 씨와 K 교수 등이 지원했으나 현 정부의 언론 정책에 앞장서 온 국정홍보처의 권영후 정책홍보관리실장이 사실상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3대 현안 어떻게 될까

수신료 인상 “先 KBS혁신” 목소리 높아

중 간 광 고 여론 반발 커 재논의 유력

기자실 폐쇄 유력 후보들 “대못 뽑을터”

KBS 수신료 인상, 중간광고 도입, 인터넷TV(IPTV), 기자실 폐쇄….

올해 뜨거웠던 미디어 이슈들은 고스란히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KBS 수신료 인상과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은 새 정부의 미디어 정책 틀 속에서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KBS는 디지털 전환비 등을 이유로 수신료를 현행 월 2500원에서 월 40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현재 국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수신료 인상안은 내년 2월 임시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나 KBS가 방만한 경영과 편파 논란 등을 잠재울 수 있는 내부 개혁을 선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에 차기 정부가 적극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도 방송위원회가 11월 ‘밀어붙이기’ 식으로 통과시켰으나 명분과 절차적 문제로 인한 반발이 커서 후속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청자의 불편을 초래하고 미디어 균형 발전을 훼손한다는 지적으로 인해 ‘재논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선 후보들도 ‘신중히 검토’(이명박) ‘시기상조’(정동영)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언론학자들은 중간광고도 방송통신 융합이나 방송 광고 제도의 변화 등 다른 미디어 정책과 함께 일괄적으로 재검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송통신융합기구 설치 논의는 새 정부에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회 방송융합특별소위원회에서 방송통신융합기구로 방송위 같은 합의제 기관이 아닌, 독임제 부처로 바꾸는 안을 검토 중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IPTV 관련 법안은 지난달 23일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를 통과했으며 연내 혹은 내년 2월 임시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시행령 및 시행고시가 제정되고, 사업자 선정이 끝난다.

현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은 차기 정부에서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 1월 노무현 대통령이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담합한다’고 말한 뒤 5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이 나오면서 각 부처 기자송고실 폐쇄, 공무원 취재 응대 제한 등 후속 조치가 이뤄졌다. 국정홍보처는 기자실의 전원과 전화선 차단 등 물리적 방법까지 동원했고, 경찰청과 국방부 등에서는 기자들이 기자실 폐쇄를 거부하며 철야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대선 유력 후보들은 기자실 폐쇄에 반대하는 견해를 밝혔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을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도 “기자들의 접근권을 확실히 열겠다”고 밝혔고 무소속 이회창 후보도 “취재의 자유를 원천 봉쇄하는 조치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