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도 총기 탈취 사건의 범인 조모(35) 씨는 헤어진 애인에게 ‘심리적 고통’을 주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조 씨가 최근 “결혼을 전제로 10년간 사귀던 애인과 9월 헤어진 뒤 다시 만나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내가 (범행을 저질러) 이렇게까지 자멸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애인에게 심리적 고통을 주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합동수사본부는 조 씨가 범행 2주일 전부터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일대 해병 초소 주변을 돌며 병사들의 근무 상황을 파악하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씨는 범행 당일인 6일 오후 5시부터 범행 현장에 미리 코란도 승용차를 세워 놓고 40분간 기다리고 있다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합동수사본부는 밝혔다. 조 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11월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는 “조 씨가 평소 낚시, 승용차 동호회 활동을 위해 강화도를 자주 찾아 현지 지리에 익숙했으며 이곳에 인적이 드물다는 점을 고려해 해병대 병사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조 씨는 12일 서울 종로구 묘동 단성사 앞에서 붙잡힌 직후 경찰에서 “사건 당일 진눈깨비가 내려 강화도 일대를 배회하던 중 군인들을 보고 갖고 있던 흉기를 사용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