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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 중국, 난사군도 영유권 또 충돌

입력 | 2007-12-18 03:01:00


남중국해상의 스프래틀리(난사군도·南沙群島·베트남명 황사)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베트남의 충돌이 또다시 격화되고 있다.

1998년 3월 무력 충돌까지 벌였던 양국은 올해 들어 이 지역의 행정관리 강화를 똑같이 시도해 갈등이 커졌다. 최근엔 베트남의 반중(反中) 시위와 중국의 항의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유전개발 시도에 행정구역 신설로 맞서=충돌의 발단은 베트남에서 시작됐다. 베트남은 올해 4월 난사군도의 유전을 개발하기로 하고 영국 BP사와 합작으로 천연가스 수송 파이프를 건설하기로 했다. 베트남은 또 전체 48개 섬 가운데 자신들이 점유 중인 24개 섬에 국회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선거도 실시키로 했다.

베트남이 이처럼 난사군도를 자국의 영토로 편입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가자 중국이 즉각 반격에 나섰다.

중국은 지난달 난사군도와 중사(中沙), 시사(西沙)군도를 포함해 260만 km²의 해양에 떠 있는 섬을 모두 합쳐 현(縣)급 시인 싼사(三沙) 시를 신설하되, 하이난(海南) 성에 속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베트남에선 이달 9일 시민 200여 명이 하노이 중국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16일에도 400여 명이 참가한 시위가 이어졌다. 특히 16일 시위는 하노이 중국대사관뿐 아니라 호찌민 중국총영사관 앞에서도 벌어져 베트남 내 반중 감정이 점차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평화적 해결이 아닌 이 같은 항의시위는 양국 관계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분쟁 원인과 배경=이번에 직접적인 발단이 된 난사군도를 비롯해 3개 군도의 육지 면적은 13만 km²로 중국 전체 육지면적 960만 km²의 1.35%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 섬이 차지하고 있는 해양 면적은 무려 260만 km²로 중국 전체 영해 및 호수 면적 470만 km²의 55.3%에 이른다.

난사군도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300억 t 규모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류가 많아 수산물의 보고이자 유명 관광지이기도 하다.

난사군도는 전체 48개의 섬 가운데 베트남이 24개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 10개, 필리핀 7개, 말레이시아 6개, 대만 1개 순으로 점유하고 있다.

난사군도 영유권 분쟁은 1960년대 석유와 천연가스의 부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1998년 군사 충돌까지 발생했으나 2002년 이후 관련국이 분쟁 방지에 합의해 무력충돌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시사군도에선 중국과 베트남, 중사군도에선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을 놓고 각각 분쟁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