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정치권 ‘이명박 BBK 동영상’ 공방 확산

입력 | 2007-12-18 03:01:00


한나라 “신당-昌측, 공갈범 신고는 커녕 흥정 시도”

신당 정봉주의원 “통화기록 나오면 의원직 포기”

昌측 김정술변호사 “한나라 허위사실 유포… 고소”

대통합민주신당과 무소속 이회창 후보 측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관련 발언 동영상 공개와 관련해 17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이명박 후보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대통합민주신당과 이회창 후보 측이 공갈미수 피의자들과 사전에 협상을 했다고 공격하며 맞섰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후보는) BBK 주가조작이 사실이라면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동영상에서 28.8% 수익률을 올렸다고 한 건 주가조작을 시인한 것”이라며 “국민의 이름으로 이명박 후보 사퇴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후보도 인천 남동구 갑 선거연락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짓말을 일삼는 야당 후보는 대통령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의혹 덩어리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는 온통 난장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과연 공작 전문당인 신당답다. 신당은 피의자들이 접촉해 오자마자 경찰에 신고하기는커녕 흥정하려고 했다. 사기꾼으로 통하지 않자 이제는 공갈범을 등장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클린정치위원회는 피의자가 한나라당 당직자와 만나 나눈 대화록을 공개했다. 대화록에 따르면 피의자 김 씨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정봉주 의원과 직접 통화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정봉주를 한 번 만났어요. (정 의원이 돈을) 준다고 그래요” 등의 발언을 했다. 또 이회창 후보 측의 김정술 변호사에 대해 “김정술 씨가 와서 자기가 사비로 얼마를 주고, 세 번에 나눠서 주겠다고 그러더라”고 말했다는 대화록도 공개했다.

한나라당은 △정봉주 의원이 언제, 어디서, 몇 차례 피의자들을 만났는지 △정 후보와 피의자들이 언제 무슨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등을 답하라고 대통합민주신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과 이회창 후보 측은 한나라당이 주장한 공갈미수 피의자들과의 사전 협상 의혹을 일축했다.

한나라당이 협상 당사자로 지목한 정봉주 의원은 “피의자 김모 씨를 만나 동영상 CD가 아닌 오디오를 들어봤지만 우리가 만든 자료보다 못했다”며 “100억 원을 달라고 암시하기에 자료로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자리를 파했다. 피의자들과 협상한 통화기록이 나오면 의원직을 버리겠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 측 법률지원단장인 김정술 변호사는 13일 김 씨와 접촉한 이후 신고를 안 한 이유에 대해 “그 사람이 나에게 공갈이나 협박을 한 것도 아니고 물건 팔러 온 사람인데 왜 신고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료가 궁금해서 만난 이후 김 씨에게 연락을 취하고 싶었지만 그들이 연락처를 남기지 않아서 못했다”며 “한나라당이 ‘내가 돈을 주겠다고 했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한 데 대해 형사고소하겠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