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4·3사건 당시 양민이 학살돼 암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제주국제공항 일대에 대한 발굴 작업이 마무리됐다.
제주도의 의뢰를 받은 제주대와 제주4·3연구소는 8월부터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서북쪽 일대에 대한 발굴 작업을 벌여 구덩이에서 두개골 유해 54구와 유류품 500여 점을 수습했다고 17일 밝혔다.
유류품 가운데는 희생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도장을 비롯해 카빈 소총의 탄두와 탄피 등이 발견됐다.
발굴된 유해는 제주대 의과대로 옮겨져 유전자 감식 등을 통해 신원확인 절차를 밟는다.
유해 발굴을 맡은 박찬식 연구책임자는 “1985년 공항시설 공사로 구덩이 일부가 훼손됐다”며 “학살, 암매장이 이뤄진 구덩이를 통째로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으로 옮겨 복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발굴지역은 1949년 군법회의에서 사형 선고가 내려진 249명과 1950년 8월 불순분자 색출 명분으로 진행된 예비검속에서 연행된 한라산 북부지역 주민 500여 명 등이 매장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제주도는 4·3사건 당시 암매장됐을 가능성이 높은 11곳을 선정해 지난해부터 2009년까지 국비 43억 원을 들여 유해를 발굴하고 있다.
제주도4·3사건은 1948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좌우익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양민이 희생된 소요 사태. 주민 등이 대량으로 숨진 학살터가 66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