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후보들과 정치권 인사들이 쏟아낸 말이 17대 대통령 선거를 수놓았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숱한 화제의 발언을 남겼다. 그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탈당을 고려하자 3월 5일 충북 연설회에서 “당 안에 남아도 시베리아고, 당 밖도 춥다”고 일침을 가했다.
■“四面盧歌”
경선에서 범여권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이 동시에 공세를 퍼붓자 “세상이 미쳐 날뛰고 있다”(6월 13일), “사면초가(四面楚歌)가 아니라 사면노가(四面盧歌)”(6월 21일)라고 말했다. 11월 21일 KBS 토론회에서 ‘경제전문가가 왜 사기를 당했느냐’는 질문에 “검사 집에도 도둑이 들더라”며 유머로 넘겼다. 그러나 ‘마사지 걸’, ‘안창호 씨’ 발언 등으로 고역을 치르기도 했다.
정동영 후보는 10월 3일 언론 인터뷰에서 “당에서 완전히 포위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 후보는 12월 8일 대구 유세에서 “대통령의 꿈을 가진 정치인으로 (노무현) 대통령 눈치 본 것 인정한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당에서 완전히 포위돼”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TV토론에서 정 후보가 “이 후보와 저는 서울대 동기”라고 하자 이 전 총리가 버럭 화를 내면서 “아, 그 친구 이야기 좀 그만 하세요”라고 면박을 줬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1월 7일 출마를 선언하며 “만약 제가 선택한 길이 올바르지 않다는 국민적 판단이 분명해지면 살신성인의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13일 대구에서는 이마에 계란을 맞자 “계란 마사지를 했다”고 해 화제를 모았다.
■“계란 마사지 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의 “(이회창은) 나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11월 1일)는 발언도 주목을 끌었다. 11월 20일 문국현 후보는 “정동영 후보가 사퇴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토론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참 나쁜 대통령”, “오만의 극치” 발언, 이해찬 전 총리의 “한 방이면 간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이회창) 먼저 인간이 돼라” 등도 올해 대선의 유행어가 됐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